만화 서유기 4 - 천하의 사고뭉치가 부처 되다
오승은 원작, 자오펑 작업실 그림 / 에디터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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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 4권이다. 역시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고, 위기와 어려움은 계속 된다. 그래야 손오공과 저팔계, 사오정이 할 일이 있을 테니.^^

 

이번 내용에서는 반사동 일곱 거미 요괴들을 만나기도 하고, 사타동 요괴삼형제와 손오공 삼형제가 대결하기도 한다. 비구국에서는 왕의 왕비와 장인으로 있던 요괴들과 맞서기도 한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결국 삼장법사 일행은 드디어 사람들로 하여금 착하게 살도록 깨우쳐 주는 삼장의 진경을 얻게 된다. 그리곤 드디어 당나라에 전하게 되고, 사명을 마친 후 이들은 모두 부처가 된다.

 

마지막까지 재미나고 신비한 체험들로 가득하다. 그러니, 재미있게 읽으면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뭔가 생각할 거리를 강박관념으로 가진 나는 또한 몇 가지를 생각해본다.

 

먼저, 비구국의 국왕은 요괴인 왕비와 장인으로 인해 못된 짓을 행한다. 하지만, 그저, 그의 행위를 어리석음으로 요괴들에게 속았다고 말하기엔 꺼림직 한 것이 남는다. 그건 바로 이 왕의 악한 마음이다. 요괴들은 왕에게 속닥거리며, 천년동안 늙지 않을 영약을 만들 수 있는데, 모든 재료가 다 준비되어 있는데, 한 가지 재료만 부족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곳에는 남자아이 1111명의 심장과 간이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그런데, 왕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 일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며 시행하라 말한다.

 

이게 못된 권력자의 모습이다. 자신의 권좌를 을 위해서라면 어리석고 힘없는 무지렁이 같은 백성들 목숨이야 1111명쯤 아무렇지 않게 빼앗을 수 있는. 생각해 보자. 왕은 국가를 위해 존재한다. 왕을 위해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는 통치자들이 생길 때, 그 백성들은 죽어나가게 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역사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중국 설화 가운데 맹씨부인에 대한 설화가 있다. 진시황제가 자신들의 나라를 지켜내기 위해 만리장성을 쌓는다. 그런데, 완공을 앞두고 밤만 되면, 성이 무너져 내린다. 낮에 열심히 쌓아 놓으면 밤에 또 다시 무너지곤 한다. 그러자, 어느 신하가 이렇게 말한다. 이 성이 완성되기 위해선 하늘에 치성을 드려야 하는데, 1리에 한 명씩 남자를 잡아 묻으면 된다는 것. 만 리이니 만 명의 생명이 필요하다. 그런데, 왕은 그렇게 하라고 한다. 물론, 그 뒤의 내용이 계속 있지만, 여기까지만 말하기로 하고, 만리장성을 쌓는 이유는 자신의 백성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기 위해서다. 그런데, 그 성을 쌓기 위해 정작 보호받아야 마땅한 백성 만 명을 희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권력이면, 망할 수밖에 없다.

 

이야기 속의 요괴보다 비구국 국왕이 더 악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또 하나 생각해보는 것은 이야기가 처음 시작할 때, 자기 멋대로 하며 하늘도, 지상도, 바다 속도 다 뒤집어 놓던 악동 중에 악동 손오공, 그리고 하늘에서 쫓겨나 지상에서 요괴 짓을 하던 저팔계와 사오정 모두 부처가 된다. 『야차도 꽃으로 피어나더라』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그렇다. 아무리 온갖 만행을 벌이는 야차라 할지라도 꽃으로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다. 악동 중에 악동들인 손오공과 저팔계, 사오정이 부처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마지막 4권의 소제목은 「천하의 사고뭉치가 부처 되다」이다.

 

오늘 우리의 삶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 누구라 할지라도 용서받지 못할 사람은 없다. 물론, 끝내 그 용서를 외면하며 악을 행하는 안타까운 이들이 없지 않지만 말이다. 그럴지라도 누구라도 새롭게 될 희망이 있음을 생각해본다. 오늘 우리의 삶이 여전히 새로워지고, 아름답게 꽃으로 피어나는 축복이 있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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