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서유기 1 - 원숭이 왕의 천궁 대소동
오승은 원작, 자오펑 작업실 그림 / 에디터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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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4대기서 가운데 한 권인 『서유기』를 만화로 만나게 되었다. 오늘날의 판타지 소설은 저리가라 할 정도의 환상적 내용들을 담고 있는 이야기, 그 이야기가 만화로 새롭게 태어났다. 중국의 실력 있는 만화가들이 함께 모여 일하는 곳인 ‘자오펑 작업실’에서 만든 『만화 서유기』가 그것이다.

 

먼저, 1권인 「원숭이 왕의 천궁 대소동」은 오래국의 화과산 꼭대기에 있던 신선바위에서 손오공이 태어나는 장면부터 시작하여, 그가 원숭이들의 왕 미후왕이 되고, 수보리 조사를 사부로 삼아 72가지의 변신술을 익히고 근두운이라는 이동술법을 배우는 장면, 용궁에 가서 여의봉이라는 무기와 갑옷을 얻어오는 장면, 천궁에 올라 필마온이란 관직을 받지만 이 관직이 낮은 직책임을 알고 천궁을 뛰쳐나오게 되고, 이젠 자신이 옥황상제와 같다며 스스로 제천대성이란 이름을 붙이는 장면, 또 다시 하늘에 올라 반도원을 관리하지만, 자기 멋대로 먹어치우고, 천궁의 군대와 싸우는 장면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계속하여 꼬리를 물며 전개된다.

 

이런 온갖 이야기들이 익히 잘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여전히 흥미롭고 재미나게 읽힌다. 역시 서유기의 이야기는 재미난다. 온갖 요괴들이 등장하고, 천상세계와 지상세계를 왕래하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해결하기도 하는 이야기들. 온갖 마법의 물건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초자연적인 현상들이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현대 SF 판타지 영화로 여전히 서유기가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되는 이유를 알 수 있게 한다.

 

아무래도 이 모든 이야기들 가운데 두드러진 것은 아무래도 손오공의 안하무인격인 모습, 자기 멋대로 구는 사고뭉치 원숭이의 모습일 것이다. 그는 어느 곳에서도 문제를 일으킨다. 모든 일을 자기 멋대로 행한다. 게다가 그에게는 그렇게 행할 수 있는 실력이 뒷받침된다. 한 마디로 손오공은 자기 힘을 믿고 멋대로 군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손오공은 결국 임자를 만난다. 부처님과의 내기를 하지만, 결국엔 부처님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해, ‘제 아무리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라는 말을 만들어 냈다. 결국 이 일로 500년 동안이나 바위 속에 갇히게 된 손오공.

 

500년 후의 삼장법사를 도와 삼장의 진경을 얻으러 서천으로 가게 되는 손오공 그의 악동기질은 과연 어떤 문제들을 일으킬지 기대된다. 저팔계와 사오정의 활약도 기대해본다.

 

이런 손오공의 제멋대로 모습을 보며, 당시 서유기를 읽었을 많은 민중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힘이 있다고 자기 마음대로 행하는 자들. 자신이 마치 옥황상제라도 된 양 까부는 자들, 그런 그들이 까불다 큰 코 다치는 모습으로 이해하지 않았을까?

 

오늘 이런 손오공과 같은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남보다 많은 것을 가진 자들이라고 힘이 없는 자들을 향한 횡포를 보이는 자들, 한 마디로 갑질을 하며 멋대로 사는 자들. 그들 역시 임자 호되게 만나 긴고아 하나씩 채운다면 어떨까? 물론, 손오공은 500년을 갇히고도, 그리고 긴고아를 차고도 여전히 멋대로 구는 모습을 보이지만 말이다. 각설하고 그럼 2권으로 가보자.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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