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동 만행 박물관 - 한일 역사의 진실을 알려 주는 동화 다릿돌읽기
고정욱 지음, 최현묵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치정권에 의해 수많은 생명을 빼앗긴 유대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용서하되 잊지는 말자!” 그래서 이 말은 참 유명한 말이 되었습니다. 아울러 참 멋진 말이기도 하고요. 우리 민족 역시 유대인들 못지않게 박해와 핍박을 받았던 역사가 있죠. 뿐 아니라, 수많은 재산을 착취당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전쟁터로 끌려가 생명을 잃었으며, 차마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그런 수치스러운 유린을 당한 아픈 역사 말입니다. 바로 우리와 가장 가까운 나라인 일본에 의해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 정권은 자신들이 벌인 만행에 대해 시인하고 용서를 빌기는커녕,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도리어 역사를 왜곡하며, 우리의 영토를 넘보려는 만행을 여전히 범하고 있기도 하죠. 그런데, 그런 우리의 아픈 역사와 현실을 우린 너무 잊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네요.

 

우린 한일전 스포츠가 열리면, 밤잠을 설치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우리가 이기길 응원합니다. 다른 나라에게는 질 수 있어도 결코 일본에게는 질 수 없다며 말이죠. 아울러 결코 일본을 용서할 수 없는 그런 정서가 우리에게 만연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들의 만행에 대해서는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하며, 심지어 기억하지도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용서하되 잊지는 말자!”가 아닌, 결코 용서할 수는 없으되 정작 삶 속에서는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모습 아닌가 하는 노파심이 드네요.

 

그렇기에 여기 이 책이 참 의미 있게 다가오네요. 고정욱 작가의 『진실동 만행 박물관』이란 역사동화랍니다. 진실동에 만행 박물관이 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일본의 극우파 인물이 만행 박물관에 들어와 불을 지릅니다. 이 일로 인해, 박물관은 화재 사후 처리를 위해 문을 닫게 됩니다.

 

그러한 사건으로 인해 용균이네 반 선생님은 일본의 만행에 대해 한 가지씩 찾아오라는 숙제를 내주네요. 그리고 이 숙제를 위해 용균은 친구 민지와 함께 몰래 만행 박물관에 잠입하여 박물관을 살펴보게 된답니다. 이렇게 하여 박물관 안에서 만나는 유물들을 통해, 일본의 만행들을 하나하나 알게 된다는 이야기랍니다.

 

우리의 아픈 역사 이야기이지만, 아이들이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잘 써진 동화랍니다. 물론, 단순한 흥미만이 아닌, 우리의 아픈 역사와 함께 일본의 잘못을 알게 되기도 하고요. 이런 책들을 우리가 읽는 이유는 일본을 욕하기 위함은 아니겠죠. 작가 선생님의 이야기처럼 우리의 역사를 바르게 알고 기억함으로 우리의 역사 속에서 이제는 두 번 다시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기 위함일 겁니다. 아울러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우리에게 피해를 주고도 모른 척 하는 그들의 인정과 정중한 사죄를 받기 위함일 겁니다. 우리 모두가 잊지 않고 기억함으로 그런 날이 속히 온다면 좋겠네요. 일본 역시 자신들의 죄를 시인하고 사죄함으로 더 이상 감정적으로 서로를 미워하는 모습이 아닌, 진정한 화해와 상생의 길을 걷게 된다면 좋겠고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아이들이 꼭 진실동에 있는 만행 박물관에 다녀올 수 있다면 좋겠네요. 『진실동 만행 박물관』을 통해 말입니다.

 

용균이와 민지는 서둘러 집으로 향하며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누구나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면서 우리나라에 힘을 보태면 예전 같은 일은 다시는 당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그리고 당당하고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서는 역사를 공부하고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1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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