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면 안 돼? 풀빛 그림 아이 52
도나 W. 언하트 글, 안드레아 카스텔라니 그림 / 풀빛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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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는 언제나 모든 일에 솔직합니다. 가훈이 “정직”이거든요. 정말 참 좋은 삶의 자세네요. 왜냐하면 ‘정직’이란 덕목은 오늘날 우리에게서 너무나도 먼 덕목이 되어 버렸거든요. 정직보다는 실익이 더 가치 있게 여겨지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정직’이야말로 21세기를 이끌어갈 가치관이라고 생각되네요. 아울러 종교적 관점에서 말한다면, 정직의 영성이야말로 21세기에 반드시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영성 가운데 하나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질문합니다. 과연 ‘정직’한 것만이 옳은가? 라고 말입니다. 물론, ‘정직’은 대단히 소중한 덕목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의 정직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누군가를 힘겹게 한다면 어떨까요?

 

이 작은 그림책에 등장하는 프랭크가 바로 그렇습니다. 프랭크는 있는 그대로 말해 버린답니다. 그것이 솔직한 것이고, 정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말이죠. 그래서 프랭크 주변 사람들은 상처받고, 힘들어 하죠. 이런 프랭크의 모습을 통해, 정직이 대단히 소중함에도 그 정직이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수단이 된다면, 그 정직은 도리어 흉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네요.

 

맞아요. 남을 끌어내리는 정직은 진정한 정직이 아니죠. 때론 타인을 세우기 위한 귀여운 거짓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자신의 유익을 위한 일에는 올곧게 정직해야 합니다. 작은 유익에 정직을 팔아버려선 안 됩니다. 하지만, 타인의 유익을 위한 일에는 조금 덜 정직해도 좋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있잖아요. 그 이야기 속에서 형제는 추수한 곡식을 정직하게 똑같이 나눴죠. 하지만, 그 후에 서로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에 자신의 것을 몰래 상대에게 가져다줍니다. 정직이 깨어진 겁니다. 거짓의 옷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이 거짓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이죠. 도리어 ‘정직’보다 더 멋지고 훌륭한 모습입니다. 누가 이 ‘거짓’을 나쁜 거라 말할 수 있겠어요?

 

그럼, 반대로 한번 생각해 봐요. 똑같이 추수한 곡식을 ‘몰래’ 옮기는 행위이지만, 자신의 유익을 위해 상대의 것을 내 창고로 옮긴다면 어떨까요? 행위는 같아요. 똑같은 ‘거짓’인데, 이건 너무나도 더러운 범죄죠.

 

그러니, 정직이나, 거짓은 누굴 위해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판단이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 자신의 일엔 올곧게 정직하고, 상대를 위해선 조금 솔직함을 버리면 어떨까요?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그림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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