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와 형사들의 여름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환상콤비가 떴다. 그런데, 어떻게 콤비가 되나? 오야마다 소스케 형사와 그의 미녀 상관인 쓰바키 아야노 경위? 아님, 소스케 형사와 그의 가정부이자 마법사 소녀인 마리? 겉으로 드러나는 콤비는 소스케 형사와 쓰바키 경위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콤비는 소스케와 마리이다. 형사와 마법소녀와의 이상한 조합이 하치오지의 살인사건들을 해결한다.

 

『마법사와 형사들의 여름』은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소설 『마법사는 완전범죄를 꿈꾸는가?』의 속편이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역시 4편의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변태 성향이 있는 소스케 형사는 하치오지 경찰서의 에이스다. 물론, 상관인 쓰바키 경위의 글래머 몸매를 훔쳐보는 재미, 그리고 여 상관에게 혼나며 쾌감을 느끼는 변태적 성향이 있긴 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극히 정상적인 형사다. 아니 너무나도 평범하여 어느 누구도 두 번째 만남에서 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존재감 제로의 형사다.

 

반면 소스케 형사의 외형적 콤비인 쓰바키 경위는 멋진 미혼 남성을 만나면 정신을 놔버리는 39세 미혼 여성으로 남성을 만날 기회가 없어, 수사를 통해 용어선상에 있는 미혼남성들을 어떻게 엮어볼까 하는 ‘미팅계 수사’로 유명하지만, 한 번도 그런 수사를 통해 남자를 사귀어 본 적은 없는 여성으로 주로 사건 해결을 소스케 형사에게 의지하는 캐릭터다.

 

여기에 또 한 사람 마법사인 마리는 실제 마법을 행하는 소녀(? 본인의 나이가 1017세라고 말한다)로 소스케 형사의 수사를 돕는다. 그녀가 돕는 것은 용의 선상에 있는 사람이 과연 범인인지 아닌지를 자백하게 하는 것. 물론 이 자백은 마법을 통해서이며 법적 효력은 전혀 없다. 하지만, 이렇게 범인인지 아닌지를 알려줌으로 소스케 형사의 수사에 절대적 도움이 된다.

 

이러한 세 사람이 풀어가는 4편의 살인사건. 그 추리가 재미나다. 개인적으로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작품은 두 번째이지만 또 다시 그의 작품에 반하게 된다.

 

이 책의 특징은 4편의 살인사건들 모두 독자는 범행 과정을 미리 보게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범행을 수사하는 소스케 형사는 마법소녀의 도움으로 누가 범인인지를 알게 된다. 그렇다면, 추리는 어디에서 나올까 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여기에서부터 작가의 능력이 드러난다. 물론 소설 속에서는 소스케 형사의 추리능력이지만. 범인이 누구인지 독자도, 소스케 형사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범인의 범행을 증명해나가느냐 하는 점이 바로 소스케 형사의 추리능력이자 작가의 능력이다.

 

미리 범인이 누구인지 알기에 추리소설로서 재미가 없을 것 같지만, 이 증명의 부분이야말로 이 소설의 백미다. 소설이 전개되며 설렁설렁 언급되는 상황들이 나중에는 절묘하게 짜 맞춰짐으로 범인들은 자신들의 범행을 자백할 수밖에 없게 된다. 아울러, 이 추리는 마법과는 무관하다. 물론, 소스케 형사가 홈즈나 뤼팽처럼 치밀한 그런 캐릭터는 아니다. 하지만, 우연한 사건이나 정보를 통해 범행을 추리하는 능력은 못지않다. 왠지 엉성해 보이면서도 대단히 뛰어난 소스케 형사의 추리력에 독자들은 분명 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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