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한테 차이기 전 33분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3
토드 하삭 로위 지음, 김영아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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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과 모건은 절친 중의 절친이다. 아니, 절친이었다. 누구나 인정하는 절친. 하지만, 둘 사이는 어느 순간부터 멀어지기 시작한다. 심지어 이제 둘을 결투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결투가 아니라, 덩치가 큰 모건에게 샘이 얻어맞게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래서 제목이 『친구한테 차이기 전 33분』이다. 도망갈 수도 없고, 친구에게 얻어맞긴 싫고, 하지만 친구와 싸워 이길 가망도 없고. 그러니 샘에게 33분은 너무나도 힘겨운 시간임에 분명하다.

 

모건은 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친구 가운데 하나다. 모건은 운동을 좋아하는 덩치다. 반면 샘은 수학을 좋아하고 잘 하는 꼬맹이에 최고 똑똑한 범생이다. 그러니, 33분 후면 샘은 세상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청소년소설이 학교폭력을 다루는 소설은 아니다. 이 소설은 우정, 친구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도 영원한 것만 같던 우정이 깨어질 수 있음에 대한 소설이다.

 

샘은 33분 후 모건에게 호되게 엉덩이를 차이게 될 것을 무서워하지만, 진짜 무서운 것은 모건과의 우정이 끝나게 된다는 점이다. 샘은 여전히 모건과의 끈끈하던 우정의 순간으로 되돌아가길 원한다. 모건이 샘을 향한 오해를 풀고 둘 간의 관계가 다시 회복되길 샘은 원한다. 과연 둘은 회복될 수 있을까?

 

결론을 말하면 둘은 회복되지 못한다. 둘의 절친 관계는 결국 끝나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진 않는다. 왜냐하면 샘에게는 또 다른 친구, 또 다른 우정이 시작되기 마련이니 말이다.

 

이 소설은 우정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 우정은 영원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도리어 영원한 친구는 없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물론 누군가는 이에 반발할 수도 있겠다. 그것은 진정한 우정이 아니라고 말이다. 물론, 진정한 우정은 영원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런 친구관계만 있는 것이 아님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때론 영원할 것이라 여겼던 친구사이가 하루아침에 깨어져버리는 경우 역시 허다하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런 진실에 직면할 것을 이야기한다.

 

이제는 끝나버린 우정. 어쩌면 이런 일도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음을 작가는 우리에게 말한다. 우린 누군가를 여전히 새롭게 만나고 헤어지게 마련이니까 말이다. 그러니 설령 친구관계가 깨어졌다고 해서 세상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자. 비록 우정이 끝남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지만, 또 다른 좋은 관계가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을 테니 말이다. 아울러, 비록 깨어진 관계라 할지라도 함께 하며 좋았던 추억들은 기억 속에 남아 때때로 삶의 기쁨으로 회상될 수 있다면 좋겠다.

 

또 한 가지 괘씸한 것은 샘과 모건의 헤어짐에는 크리스라는 못된 친구의 개입이 한 몫 한다는 점이다. 이 녀석은 진실하지 못하고, 친구 사이를 이간질하는 녀석이고, 위험한 녀석이다. 바라기는 살아가며 이런 녀석들을 만나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다. 하지만, 그럴 수 있겠나? 분명 크리스 같은 여우 녀석들이 우리 인생에는 곳곳에 있을 것이다. 그런 녀석들의 악의적 행동에 큰 상처를 받지 않는다면 좋겠다. 우리네 인생뿐 아니라, 무엇보다 우리 자라나는 자녀들의 삶이 말이다.

 

참, 이 소설은 무엇보다 가볍고 유머러스한 어투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무더운 날씨에 가볍게 읽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청소년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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