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청계천 맑은 시내엔 어린이작가정신 어린이 문학 6
김용운 지음, 김옥재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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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옛날을 회상하면 아련한 추억과 함께 마음 한쪽이 따스해지는 행복한 느낌이 들곤 한다. 혹시 이건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너무 바삐 움직이는 현대의 삶에 대한 염증 때문이 아닐까 위안을 삼아 본다.

 

이처럼 행복한 시간을 허락하는 동화집이 있다. 김용운 작가의 『그 옛날 청계천 맑은 시내엔』이 바로 그곳이다. 작가의 또 다른 동화집 『엄마 아빠 고향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23편의 단편동화를 모아놓은 동화집이다. 옛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23편의 동화들은 이러한 우리의 옛 모습들을 통해, 우리의 것을 알리기 위해 창작하였노라 작가는 말한다. 그렇다. 우린 언젠가부터 우리의 옛 모습들을 너무 잊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너무 앞만 보고 달려가기에 예전의 아름답던 모습들을 돌아볼 여유를 잃은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이 동화집에 나오는 동화들을 읽으며, 많은 모습들을 공감하게 되며, 옛 그리운 시절들을 회상해보게 된다. 엿장수에게 운동화를 바꿔먹고 엄마에게 혼나던 모습은 괜스레 미소짓게 한다. 물론 이런 풍경은 오늘날은 볼 수 없는 모습이지만, 엿장수 아저씨가 가위를 치며 동네에 들어오던 때를 학수고대하던 시절이 있었다. 운동화를 바꿔 먹어보진 않았지만, 공병을 모아놓았다가 엿가락과 바꿔먹던 당시의 재미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신나는 시간이었다.

 

찜뿌는 또 어떤가? 당시에는 야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다. 물론, 종이 푸대자루로 글러브를 만들어 야구놀이를 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이 찜뿌가 아이들이 놀기에는 제격이었다. 그저 말랑말랑한 고무공 하나면 되었으니까. 요즘 아이들은 모를 놀이다. 그저 말랑말랑한 고무공을 주먹으로 지고, 맨손으로 잡던 야구놀이의 변형. 그 땐, 고무공 하나만 있어도 동네 친구들 모두가 신나게 놀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풍요롭지 않기에 더욱 풍요를 누리던.

 

또한 표지 그림에도 나오는 자전거 타던 풍경은 또 어떤가? 요즘 아이들이야 아이들 몸 사이즈에 맞춰 자전거를 사주게 되지만, 예전엔 그런 건 상상도 할 수 없던 시절이었다. 어른 자전거를 탈 수 있다면 왠지 뿌듯하고 이젠 다 큰 것처럼 여겨지던 시절. 작은 다리로는 안장에 앉아서는 페달을 밟을 수 없어, 안장에는 앉지도 못하고 자전거 옆으로 한 다리를 집어넣고 자전거를 타던 모습은 오늘날은 구경할 수 없는 풍경이다. 마치 곡예를 하듯 어른 자전거를 타던 모습 말이다.

 

한약을 먹기 싫어하는 이야기 역시 옛 모습을 추억하게 한다. 나 역시 어린 시절엔 몸이 약해 한약을 제법 먹었더랬다. 지금처럼 한의원에서 비닐 팩에 진공 포장한 한약이 아닌 종이에 쌓여 있는 한약들을 어머니께서 직접 약탕기에 달이시고, 꾹꾹 짜서 주시던 한약. 그 땐 그게 왜 그리 썼던지. 하지만, 지금은 그리워지는 쓰지만 한없이 달콤한 맛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옛 모습들을 추억해보게 하는 동화. 옛 추억으로의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고마운 동화집이다. 물론, 아이들에게는 옛 풍경을 엿볼 수 있는 신기한 시간일 수 있겠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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