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 초롱 - 강소천 동요시집 아동문학 보석바구니 7
강소천 지음, 김영덕 그림 / 재미마주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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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재미마주에서 출간되고 있는 <보석바구니> 시리즈 7번째 책으로 강소천 선생님의 동요시집인 『호박꽃초롱』이 출간되었네요. 아마도 강소천 선생님의 전집이 모두 <보석바구니> 시리즈 안에서 출간되나 봅니다. 그 첫 번째 책인 『호박꽃초롱』은 강소천 선생님의 동요시집으로, 33편의 동요들과 2편의 단편동화가 실려 있네요.

 

이번에 다시 나오게 된 이 책에서 몇 가지 의미를 찾아봅니다.

 

첫째, 올해(2015)가 강소천 선생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하네요. 그러니, 강소천 탄생 100주년 사업의 일환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네요.

 

둘째, 이 시집이 처음으로 간행된 때가 1941년이라고 하네요. 이때는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일제가 우리말을 말살하기 위해 온갖 짓을 서슴지 않던 때죠. 이러한 때에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가득 담긴 동요시집을 냈다는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겠네요.

 

그렇다면 오늘 우리말은 안녕한가요? 온갖 외래어가 범람하고 있고, 우리말보다는 외국어가 더욱 대접받는 시대 아닌지요. 외국어를 사용해야 지적 수준이 높게 인식되는 오늘날 역시 또 다른 의미에서 우리말이 말살되는 때가 아닐까 여겨지네요. 또한 젊은 세대들을 위주로 만연한 언어파괴 역시 우리말 말살과 다름없지 않을까요? 물론, 언어란 것은 시대에 맞게 변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급속도로 파괴되어지는 우리말을 볼 때, 씁쓸한 것은 사실이지요.

 

이러한 때이기에 일제의 우리말 말살정책 앞에서 우리의 아름다운 시어들을 가지고 발간되었던 이 책이 여전히 의미 있지 않을까 여겨지네요.

 

셋째, 처음 간행되었던 그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있음도 좋네요. 물론, 예전의 세로표기를 가로표기로 바꾸고, 책 크기에도 변화를 주고, 맞춤법 등을 교정하였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표지 그림은 처음 간행될 당시의 그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답니다. 이 표지 그림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자연스레 과거로의 여행이 시작된답니다. 커다란 호박꽃 안에서 노니는 두 아이들의 모습은 왠지 어린 시절 호박꽃을 따며 놀던 때를 떠올려보게 되죠. 이러한 연상 작용을 통해, 동심 가득하던 그 시절, 과거로의 여행이 시작된답니다. 그렇기에 어떤 의미로는 요즘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에게 동요를 통한 과거로의 여행, 동심을 끌어올리는 그림이 아닐까 여겨지네요.

 

물론, 그 안에 담겨진 33편의 동시들이야말로 알맹이겠죠. 참 예쁘답니다. 동시의 교과서를 접하는 느낌이랄까요? 좋은 동시를 쓰기 위해선 사물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하죠. 바로 그런 관찰을 가장 잘 보여주는 유명한 동시가 바로 이 책에 실려 있네요.

 

물 / 한 모금 / 입에 물고 //

하늘 / 한 번 / 쳐다보고 //

또 / 한 모금 / 입에 물고 //

구름 / 한 번 / 쳐다보고

< 닭 > 전문

 

그 유명한 동시가 강소천 선생님의 것이었네요. 또한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참새 때를 보며 노래한 시도 참 예쁘고 인상 깊게 다가오네요.

 

버드나무 무슨 열매 / 달리련마는 //

아침 해가 동산 위에 / 떠오를 때와 //

저녁 해가 서산 속에 / 사라질 때면 //

참새 열매 조롱조롱 / 달린답니다. //

< 버드나무 열매 > 일부

 

시인의 눈으로 바라보니, 나뭇가지에 앉은 참새도 열매가 되네요. 그 외에도 동심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동시들, 참 고맙네요. 더 나이 들어 늙더라도 동심을 잃지 않는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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