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안) 작아 풀빛 그림 아이 51
크리스토퍼 와이엔트 그림, 강소연 글, 김경연 / 풀빛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넌 안 작아』는 서로 자신의 관점에서 상대를 판단하는 잘못을 우리로 하여금 돌아보게 하는 예쁜 그림책이네요.

 

주인공은 마치 곰처럼 생긴 털복숭이들이랍니다. 커다란 녀석과 작은 녀석이 서로 상대를 보며 말하네요. 넌 진짜 작다고. 아니 너야말로 진짜 크다고. 서로 자신의 입장에서 보면, 상대가 작은 것이 맞고, 큰 것이 맞습니다.

 

이런 자신들의 논리를 정당화시키기 위해, 상대적으로 큰 녀석은 자신과 비슷한 녀석들을 보이며, 말하네요. 자신과 비슷한 녀석들이 이렇게 많으니, 자신은 큰 게 아니라고요. 네가 작은 거라고요.

 

이에 뒤질세라 상대적으로 작은 녀석도 말합니다. 자신과 비슷한 많은 녀석들을 보이며, 나 안 작다고. 다 나랑 비슷하니, 네가 큰 거라고요. 여전히 서로의 기준에서 상대를 판단하며, 다툽니다. 서로 상대가 작은 거라고, 큰 거라고요.

 

이 때, 더 큰 녀석과 더 작은 녀석이 등장하네요. 그래서 이에 둘은 상대를 인정합니다. ‘더’ 작은 녀석이 있으니, 상대는 안 작은 거라고. 마찬가지로 ‘더’ 큰 녀석이 있으니, 상대는 안 큰 거라고.

 

그 내용이 참, 예쁜 그림책입니다. 이 책을 쓴 작가는 뉴욕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성장하였다고 합니다. 언제나 자신은 작다고 생각하며 자랐대요. 그러다 어느 날 다른 사람들이 크단 것을 깨달았답니다. 바로 그 경험이 이 그림책에 녹아들어 있네요. 예쁘게 그려 있지만, 동양인으로서 그곳에서 체험했을 차별의 시선, 그 아픔도 오롯이 이 짧은 그림책에 담겨 있답니다.

 

이 짧은 그림책을 통해 생각해보게 되네요. 우린 여전히 나의 기준에서 상대를 판단하고 있진 않은지 말입니다. 서로 상대가 나와 다름을 인정하면 어떨까요? 굳이 판단하고, 규정하려고 하지 말고 말입니다.

 

아울러 상대의 시선으로 날 판단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난 나죠. 타인이 아니라 말이죠. 그런데 우린 여전히 상대의 시선으로 날 규정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상대의 시선으로 나의 행복을 판단하고, 상대의 시선으로 내 삶을 꾸미고 포장하려 하진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가 타인의 시선을 무시하고 안하무인격으로 살아가는 것은 분명 문제겠지만, 마찬가지로 타인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며 내 삶, 내 인생을 살지 못하는 것도 문제겠죠.

 

『넌 (안) 작아』, 참 예쁜 내용의 그림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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