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다모여 밴드
큰일기 글.그림, 박종채 기획 / 두레아이들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우당탕탕! 다모여 밴드』란 제목의 예쁜 그림책이 집에 도착했답니다. 기쁜 마음에 책장을 펼쳐봅니다.

 

이 책은 “다모여 마을”의 이야기랍니다. “다모여 마을”에 며칠 후 결혼식이 있게 되는데, 그 뜻 깊은 날에 멋진 연주를 들려줄 친구들이 초대된답니다. 카멜레온은 기타를 연주하고, 여우는 건반을 칩니다. 돼지는 목청껏 노랠 부르고요, 코끼리는 힘차게 드럼을 연주하죠.

 

두더지 아저씨가 지휘를 하는데, 이를 어쩌죠? 모두들 자신들의 소리가 제일 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 합주가 어떨지 짐작이 가죠? 멋진 연주가 아닌, 시끄러운 소음이 되어버린답니다. 두더지 아저씨는 과연 이들을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까요? 이들은 과연 결혼식에서 멋진 연주를 할 수 있을까요?

 

이 예쁜 그림책은 어우러짐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네요. ‘나’만 잘났다고 내세우게 된다면, 결국 어우러질 수 없죠. 어떤 분이 그러더라고요. 자신의 교회에 여러 중창단이 있는데, 그 가운데 성악 전공자들로만 이루어진 중창단이 있데요. 그런데, 이 중창단이 제일 못한데요. 물론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순 없지만, 말하고자 함은 이런 내용 같아요. 모두 잘 났기 때문에 서로 자신의 소리를 내려하다보니, 하모니가 아름답게 이루어지지 않는 거겠죠.

 

아름다운 하모니는 나의 소리를 조금 죽이고, 다른 사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소리를 낼 때, 아름다운 하모니가 이루어지겠죠. 또한 같은 음역대만 있어서도 아름답진 않겠죠. 서로 다른 음역대가 함께 어우러질 때, 아름다운 화음이 이루어지겠죠.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어우러짐에 대해 이야기하네요. 서로 다른 모습, 다른 소리이지만, 함께 어우러질 때 아름다운 화음으로 탄생하게 되는 그런 모습. 오늘 우리에게 있어야 할 모습이겠죠. 나와 같은 생각만 강요지 말고, 내 주장만 크게 내지 말고, 다른 생각, 다른 주장에도 귀를 기울이며, 나의 소리를 낼 때, 이 땅은 아름다운 하모니로 어우러지겠죠.

 

또 하나 이 책을 쓴 저자는 ‘큰일기’라고 되어 있네요. 이건 한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고 하네요. ‘큰일기’는 ‘어린이책작가교실’에서 만난 작가들이 박종채 작가와 함께 그림책을 공부하는 모임이래요. 바로 이 모임의 5명의 작가들이 함께 모여 만든 책이네요. 그러니, 이 책의 내용처럼, 작가들 역시 자신들의 목소리만 높이는 게 아니라, 상대 작가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만들어진 의미 있는 책이네요. 우리 모두 그럴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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