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대머리 바우솔 작은 어린이 22
서석영 지음, 박현주 그림 / 바우솔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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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참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놀이를 잃어버린 아이들이기에 더 불쌍하지 않나 싶고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부모의 극성에 시달려야만 하는 아이들. 과연 아이들을 위한 건지 본인들의 만족을 위해 아이들을 이용하는 건지 구분이 잘 안갈 때도 있죠. 수많은 학원으로 내몰려야만 하는 아이들. 미리 몇 년씩 앞당겨 공부를 해야만 하는 아이들. 그리고는 정작 공교육의 현장에서는 미리 다 공부한 것이라 귀를 막고 딴 짓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 아이들. 학교는 학원 숙제하는 곳이라는 말이 이젠 공공연하죠. 또한 학교 수업시간은 학원가서 공부하기 위해 체력을 비축하는 시간이고요.

 

우리의 현실이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요? 물론 국가정책의 문제도 있겠고, 사회구조적으로 재조정도 필요하겠죠. 그런데, 무엇보다 부모의 과도한 욕심 때문은 아닐까요?

 

『아홉 살 대머리』란 동화의 주인공 경수는 이제 초등학교 2학년 9살 아이랍니다. 그런데, 경수의 엄마가 어느 날 학원의 광고지를 보면서 경수의 일상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그 광고지에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영어로 일기를 쓰고,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중학교 3학년 수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광고였답니다. 이에 경수네 엄마는 공부 잘하는 아들딸이 있는 친구들에게 전화해보고는 모두 선행학습을 학원에서 하고 있음을 알고는 경수도 그날부터 고생길이 열렸답니다.

 

문제는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경수에겐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가 되었다는 거죠. 그리곤 결국 경수의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네요. 원형탈모증에 걸린 거죠. 기껏 9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말이죠. 경수의 머리는 어떻게 될까요?

 

참 안타까운 동화네요. 그런데 요즘 아이들이 대체로 이런 현실 속에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하는데 말이죠.

 

1959년 UN총회에서 채택한 어린이인권선언문에 이런 조항들이 있네요.

 

제12조. 어른이 우리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주는 결정을 내릴 때 우리에겐 우리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리고 어른은 우리의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제15조. 우리는 사적인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제31조. 우리에겐 쉬고 놀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러한 권리가 오늘 우리 아이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닌가 싶어 안타깝네요. 우리의 아이들이 쉬고 놀 수 있는 권리를 누릴 수 있다면 좋겠네요. 물론, 놀기만 하면 문제지만요. 또한 아이들이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말할 권리, 그리고 그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부모이길 소망해봅니다. 그래서 아홉 살 대머리가 된 경수와 같은 친구들이 생기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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