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했는데 왜 훌륭한 사람이 아니에요? - 격몽요결로 배우는 어린이 마음공부 인성이 바른 어린이 3
조경구 지음, 윤유리 그림 / 풀빛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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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했는데 왜 훌륭한 사람이 아니에요?』란 제목의 이 책은 “격몽요결로 배우는 어린이 마음공부”라는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먼저, 격몽요결이란 율곡 이이 선생이 어린 학생들에게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공부할 때 도움이 되는 방법은 무엇이며,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하네요. 한 마디로 바른 공부를 위한 율곡 선생님의 가르침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네요.

 

우린 누구나 아이들이 1등을 한다면 기분이 좋게 마련입니다. 자랑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지 않나요? 아울러 1등을 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닐 겁니다. 이왕이면 열심히 해서 1등을 하면 좋겠죠. 하지만, 그 공부가 제대로 된 상태에서의 1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한답니다. 책 제목처럼, 1등을 했다고 해서 훌륭한 사람은 아니니까요. 반대로 1등을 못한다 할지라도 훌륭한 사람은 많을 수 있고요.

 

그렇다면, 왜 1등을 했음에도 훌륭한 사람은 아닌 걸까요? 그 이유를 무엇보다 공부를 어떻게 나누고 있는지를 보면 될 것 같아요. 옛 사람들은 공부를 둘로 나누었다고 하네요. ‘위기지학(爲己之學)’과 ‘위인지학(爲人之學)’이 그것입니다. 위기지학은 ‘나를 위한 공부’이고 위인지학은 ‘남을 위한 공부’랍니다. 이 둘 중에 어떤 것이 좋은 것일까요? 마땅히 ‘남을 위한 공부’가 좋은 가치관일 것처럼 여겨집니다. 왜냐하면 우린 공부해서 내 유익과 내 배만 채우는 인생이 되어선 안 되고, 공부해서 남 주는 인생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것은 그런 의미는 아니랍니다.

 

‘남을 위한 공부’인 ‘위인지학’은 남에게 내보이기 위한 공부라는 뜻이라네요. 반면 ‘나를 위한 공부’인 ‘위기지학’은 자신의 인격을 수양하는 공부라는 뜻이랍니다. 이렇게 그 뜻을 알고 나면 우리가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됩니다. 남에게 내보이기 위한 공부인 위인지학이 아닌, 자신의 인격을 수양하는 공부인 위기지학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위기지학이 아닌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를 하게 된다면 인격 수양이 되지 않기에 아무리 1등을 한다고 해도 훌륭한 인생을 살 수 없다는 거죠.

 

물론, 이 책 『1등 했는데 왜 훌륭한 사람이 아니에요?』에서는 진정한 공부가 무엇인지 뿐 아니라, 공부함에 있어서 바른 자세, 바른 생각은 무엇인지, 그리고 계획과 실천에 대해, 공부에 이르기 위해선 잘 보고, 잘 듣고, 좋은 질문을 하며, 바른 순서로 정신을 집중하고 해야 하는 것, 아울러 참된 공부인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한 공부 등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있답니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내용이 바로 ‘위기지학’이 아닌가 싶네요. 자신의 인격을 수양하는 공부, 바른 가치관, 바른 생각, 바른 인격을 세우는 공부를 할 때, 그런 사람들의 공부함이 남을 위해 아름답게 사용되어지지 않을까요? 반면,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 위인지학을 할 때, 그 사람들의 공부함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유익만을 위해 사용되어지겠죠. 더 나아가 위인지학의 공부를 한 사람들이 영향력을 발휘할만한 자리에 앉게 되면, 그 사람들의 지식은 도리어 세상을 어둡게 할 수 있겠고요.

 

바른 가치관을 세우기 위한 공부를 위해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꼼꼼하게 읽어보면 좋겠네요.

 

『격몽요결』, 사실 굉장히 딱딱한 내용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딱딱한 내용을 아이들과 또래인 사랑이와 평화의 이야기로 재구성했답니다. 물론, 아쉬움은 있네요. 이렇게 재구성된 이야기들이 솔직히 재미있진 않답니다. 재미난 이야기를 통해 보다 더 자연스레 격몽요결이 말하는 의미들을 익힐 수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자연스러운 이야기 가운데 격몽요결의 의미를 찾아가기보다는 격몽요결의 의미들을 이야기하기 위해 다소 억지스럽게 이야기가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더 강하네요. 이러한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은 어쩌면 『격몽요결』의 너무 소중한 내용을 전하기 위한 의도 때문이리라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만큼 그 의미들을 잃고 싶지 않아, 스토리 위주보다는 의미 위주로 이야기가 만들어졌겠죠. 아울러서 재미있진 않다 할지라도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그 내용만은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내용이니, 그 내용을 생각하며 우리의 자라나는 세대들이 이 책을 꼭 한 번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참 공부를 위해서 말입니다.

 

위인지학이 아닌 위기지학을 이룬 분들이 관직에도 오르고, 정치도 하며, 기업인도 되고, 학계에도 자리 잡게 된다면 세상은 지금과는 달라지지 않을까요? 우리 자라나는 세대들이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가 아닌, 자신의 인격을 세우는 ‘위기지학’을 이루어감으로 그들이 사회에 나가게 될 시대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 된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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