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브이 사인 이야기꽃 3
소마 고헤이 지음, 후쿠다 이와오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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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2반 교실 학부모 수업 참관일에 레이의 아버지가 오셨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학부모에게 특기를 묻네요. 모두들 이런 저런 특기를 말씀하는데, 레이의 아버지 차례가 되자, 레이의 부끄럼쟁이 아빠는 그만 달리기가 특기라고 말해버린답니다.

 

레이의 아빠는 몸무게가 96킬로그램이나 되는 거구인데 말이죠. 이에 레이도, 친구들도 모두 박수를 보냈고요. 문제는 다음에 벌어졌답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운동회 때 아버지 이어달리기를 한다는데, 레이는 자신의 아빠가 출전할 수 있다고 말해 버렸답니다.

 

어쩌죠. 레이의 아빠가 달리기를 잘하는 것은 물론 거짓말이 아니랍니다. 문제는 그건 옛날 얘기라는 거죠. 지금은 뚱뚱해진 아빠가 달리기를 잘 할 리가 없죠. 이에 레이의 아빠는 고민이 생겼답니다. 여러분이 만약 그런 경우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레이의 아빠는 결심합니다. 비록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남은 2주 동안 열심히 달리기 특훈을 하여 운동회 날에 최선을 다해 달려보자고 말입니다. 물론, 레이에게도 이런 사정을 솔직히 말하였고요. 꼭 1등을 해서 딸 레이에게 브이 사인을 하기로 약속도 했고요. 과연 아빠는 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요?

 

이 짧은 동화는 왠지 중년의 나이를 먹어버린 부모님들의 현재의 서글픈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는 느낌이네요. 또한 괜히 지기 싫어하는 아빠들의 치기어린 모습도 떠올리게 되고요. 아빠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빠들은 못하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죠. 하지만, 그렇게 떠벌이며 자랑하면 뭐하겠어요. 예전의 우람하던 근육들은 지금은 모두 뱃살로 모여 있는데 말이죠.

 

그럼에도 레이의 아빠가 멋진 이유는 그런 몸매에도 딸을 위해 용기를 내어 노력한다는 모습이죠. 저도 예전엔 달리기는 항상 일등이었죠(뭐, 확인할 길이 없으니 뭔 소리인들 못하겠어요?^^). 그런데, 지금은 허리 디스크로 걷는 것도 신통찮죠. 아이의 운동회에 혹시라도 학부모 달리기를 하자고 할까봐 겁이 나기도 한답니다. 이 동화속의 레이의 아빠처럼 용기를 내서 달리기를 연습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녀를 위한 부모의 용기있는 노력이야말로 멋진 모습 아닐까요?

 

게다가 딸에게 솔직하게 고백하는 모습도 멋지네요. 부모님들도 언제나 아이들에게 솔직해야 하지 않을까요? 언제나 아이들이 어리다고 윽박지르지만 말고 말이죠. 부모의 부족함이나 부모의 실수 역시 아이에게 솔직하게 고백할 수 있는 용기가 우리 부모를 더욱 멋지게 만들어 주리라 여겨지네요. 이런 모습이야말로 진짜 브이 사인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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