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야 놀자 두리야 놀자 초승달문고 36
김녹두 지음, 김진화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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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야 놀자 두리야 놀자』는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하나와 두리의 이야기랍니다. 하나와 두리는 남매고요. 이름만으로도 알 수 있겠죠? 하나가 누나고 두리가 동생이랍니다. 하나는 초등학교 1학년이고, 두리는 유치원에 다닌답니다. 이 둘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정말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이네요.

 

이제 2학년 진학을 앞둔 하나는 학교에서 남자아이가 키가 작다며 땅콩이라고 부르며 놀리기에 약 올라 울기도 한답니다. 우리 집 딸아이도 학교에서 남자아이들이 자꾸 싫은 별명을 불러 놀린다고 약 올라 하기도 한답니다.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데도, 약이 올라 너무나도 싫은 가 봅니다.

 

밤이 늦도록 잠을 자고 싶지 않아 하는 모습도 우리 가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죠. 하나와 둘이도 그렇답니다. 하루 종일 일하고 와 피곤한 엄마에게 이야기를 들려 달라 조르기도 하네요. 이런 모습들이 마치 우리 가정의 모습을 보는듯하여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고, 그 모습들이 예쁘네요. 언제나 아이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죠.

 

두 아이가 더 예쁜 건, 갑자기 비가 오자 퇴근하는 엄마를 위해 우산을 들고 마중을 나가는 모습이네요. 비록 엄마와 길이 엇갈려, 집에 돌아온 엄마가 아이들이 없어 걱정을 많이 하지만 말이죠. 그럼에도 이처럼 엄마가 비를 맞을까봐 걱정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예쁘네요. 이렇게 예쁜 아이들을 둔 엄마 아빠는 참 행복하겠어요.

 

아빠와 함께 노는 모습은 공감백배이면서도 왠지 판타지적이기도 하네요. 피곤하여 나른한 아빠는 아이들이 같이 놀자고 하자 이리 저리 끌려 다니면서도 여전히 바닥과 친구하네요. 그런데, 이런 아빠의 모습은 때론 이불이 되기도 하고 의자가 되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결국 아이들과 함께 집안에서 숨바꼭질을 하네요. 아이들 역시 베란다의 호박이 되기도 하고, 쌀자루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그 뒤에 숨어 있음을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왠지 분위기는 실제로 변하는 것처럼 느껴져 판타지적인 요소를 작가가 살며시 가져온 것이 아닌가 싶네요. 우리네 가정에서 아빠들은 언제나 아이들에게 피곤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아빠들도 아이들과 언제나 함께 놀 수 있는 그런 멋진 모습이라면 좋겠죠?

 

제일 재미난 부분은 마지막 장이랍니다. 누나처럼 학교에 다니고 싶은 두리는 마침 늦잠을 자는 누나 대신 누나의 옷을 입고, 누나 책가방을 가지고 학교에 가서 누나행세를 한답니다. 누나를 괴롭히던 남자 아이와 함께 신나게 놀기도 하고, 남자 화장실에서 오줌을 누기도 하네요. 누나 옷을 입고 말이죠. 공부 시간에 정글짐에서 놀기도 하고 말이죠.

 

이런 모습이 참 재미나네요. 아직 학교에 가기 전의 아이들은 빨리 학생이 되고 싶은 마음들이 있죠. 물론 공부를 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누나나 형의 세상을 미리 엿보고 싶어서죠. 아이들은 빨리 나이가 들고 싶거든요. 그래서 자신도 좀 대접받고 싶고, 뭔가 꼬마들이 하지 않는 것들을 하고 싶은 마음이 아이들의 마음이죠. 이처럼 아이들의 마음을 참 잘 표현하는 동화네요.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잔잔하지만, 따스하고, 재미난 동화랍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 그리고 동심이 참 예쁘게 보이네요. 우리 아이들 역시 그 또래에 맞게 이처럼 예쁜 모습으로 자랄 수 있다면 좋겠네요. 애어른으로 크지 않고 말이죠.

 

왠지 우리 가정에 허락된 아이들이야말로 하늘이 허락하신 가장 큰 축복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동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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