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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서로를 춤추게 하는 거야! - 사막의 도우미, 뱀과 도마뱀의 시끌벅적 우정 쌓기
조이 카울리 지음, 홍한별 옮김, 개빈 비숍 그림 / 고래이야기 / 2015년 5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523/pimg_7045701931211100.jpg)
『친구는 서로를 춤추게 하는 거야!』는 전작의 제목 『친구는 잡아먹는 게 아니야!』만큼이나 그 내용을 잘 함축하고 있다. 결코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뱀과 도마뱀. 이 둘은 얼핏 보면 공통점이 많을 것 같지만, 실상은 너무나도 다르다. 뱀은 기어 다니는 반면 도마뱀은 걸어 다닌다. 도마뱀은 작은 곤충들을 잡아먹지만, 뱀은 도마뱀과 같은 커다란 친구들을 통째로 잡아먹는다. 그러니, 뱀에게 도마뱀은 친구가 아닌, 먹이에 불과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둘이 친구가 되었다. 함께 굴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함께 같은 일을 한다. 사막 친구들의 도우미로서 친구들을 돕고, 그리고 그들의 고민을 상담하기도 하며, 사막 친구들의 어려움을 돕는 일을 한다.
이 책, 『친구는 서로를 춤추게 하는 거야!』는 바로 이런 두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우정이야기다. 서로 다르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그 마음이 아름답다. 그들은 함께 산책을 할 때, 이것을 ‘기걷기’라고 부른다. 한쪽은 기는 것이고, 한쪽은 걷는 것이기에 둘 모두를 아우르는 단어를 선택한 것이다. 얼마나 상대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포용하는 대표적인 모습인가.
하지만, 둘 간에는 여전히 차이가 존재한다. 그래서 우습거나 조금은 황당한 에피소드들도 만들어낸다. 예를 들면, 개구리가 도마뱀과 상담하기 위해 찾아왔는데, 이 고객을 뱀이 발견한다. 뱀은 왜 개구리가 이곳에 있는지 생각하지도 않고 꿀꺽 삼켜버린다. 한편 도마뱀은 온다던 고객이 오지 않아 의아해 하지만, 뱀은 딴청을 피운다.
U자형으로 된 그들의 보금자리 한쪽에 거미가 거미줄을 쳤다. 이에 뱀은 싫어하고, 거미에 독이 있을까 무서워하며, 거미를 내쫓자고 한다. 하지만, 도마뱀은 거미가 그곳에 있는 게 좋다. 왜냐하면, 거미줄에 걸린 벌레들을 수시로 꿀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둘은 서로 다르다. 그럼에도 둘은 아름다운 우정을 만들어 간다.
때론 상대에게 상처를 줄까봐 서로 다른 생각을 참기도 하고, 일부러 상대를 배려하기도 한다. 혹시라도 내 생각을 그대로 내뱉음으로 우정에 금이 갈까 조심하는 그런 둘의 모습, 그 배려가 아름답다.
또한 도마뱀은 비를 기원하는 ‘비춤’을 출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스꽝스러운 춤을 춘다. 그리고 우연인지 실제 비가 내린다. 이 일을 계기로 뱀은 도마뱀의 춤은 신비한 힘이 있다 믿는다. 실상 도마뱀의 춤은 얼토당토않은 우스꽝스러운 춤에 불과하다. 하지만, 뱀은 친구를 전적으로 믿는다. 이런 믿음이 둘 간의 우정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물론, 둘 간의 우정에 위기도 없지 않다. 그리고 실상 둘은 엉터리 같은 모습도 많고, 은근 허당 같을 때가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무엇보다 친구를 향한 ‘배려’와 ‘믿음’이 우정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가며, 그들을 사막의 진정한 도우미로 거듭나게 한다.
우리에게도 이처럼, 내 곁에 있는 이들을 향한 ‘배려’와 ‘믿음’을 가질 때, 그것은 큰 힘이 되어 아름다운 우정으로 만들어감으로 서로를 춤추게 하는 흥겨운 인생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배려’와 ‘믿음’, 그리고 말의 무거움, 말의 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참 멋진 동화다. 잔잔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안에 유머가 담겨 있고, 교훈적 힘이 담겨 있는 좋은 동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