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지식 ⓔ 10 - 다양한 가치관 EBS 어린이 지식ⓔ 시리즈 10
EBS 지식채널ⓔ 제작팀 지음, 서선정 그림 / 지식채널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 이런 문제 앞에 정답이 있을까? 사실, 많은 경우는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어떤 문제에 대해 정해진 답이 있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정답 대신 어떤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합당한 답, 바람직한 답을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풀어나가는 답은 정답과 비교하여 해답이라 부를 수 있겠다.

 

살아가며 만나는 수많은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해답을 만들어나갈 때,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바로 가치관이다. 그 사람의 가치관이 어떤가에 따라 같은 문제 앞에서도 전혀 다른 해답을 만들어 가게 될 것이다.

 

언제나 좋은 관점으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는 『어린이 지식ⓔ』 시리즈의 10번째 책으로 바로 그런 가치관에 대해 접근하고 있다. 어떤 가치관이 옳다는 의미가 아니다. 대신, 다양한 가치관들을 제시해 줌으로써, 아이들로 하여금 자연스레 좋은 가치관을 붙잡을 수 있게 만드는 좋은 책이다.

 

환경을 지켜내려는 가치관으로 세워진 ‘라핀쿨타 태양 주방 식당.’

돈을 주고 사면 쉽지만, 사물의 소중함을 생각해보기 위해 직접 재료를 얻는 방법에서부터 제작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행하는 모습.

비록 남들이 아무런 이득도 없는 그런 일을 왜 할까 생각할지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위해 과감히 떠날 수 있는 모습.

내가 살 집을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직접 짓는 그런 일들.

 

이처럼 남들과는 조금 다르지만, 자신이 옳다고 여겨지는 일들을 위해 비록 조금 돌아가고, 조금 손해를 본다 할지라도 행할 수 있는 가치관들이 멋스럽다.

 

뿐 아니라, 교육에 대해서, 사회에 대해서, 그리고 삶에 대해서 남들과 다르지만, 바름직한 다양한 생각들을 소개하고 있다.

 

간단하지만,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 이 시리즈의 강점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비록 많은 사람들이 좇아가는 그런 관점이 아니라 할지라도 보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보다 세상을 따스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런 관점을 견지한다는 점도 이 시리즈의 강점일 것이다.

 

많은 가치관들에 대한 소개들 가운데, 방송윤리를 생각해보게 하는 소개가 있다. 영국의 BBC 방송국에는 재난 보도를 할 때,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있다고 한다.

 

클로즈업하지 마라

인터뷰하지 마라

이름을 알리지 마라

 

특히, 이 가운데 재난보도를 함에 있어 재난의 피해자들의 ‘이름을 알리지 마라’는 부분은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한다. 사실, 재난이 벌어졌을 때, 우리는 혹 내 친지가 그 가운데 있진 않을까 궁금할 수 있다. 그렇기에 피해자의 이름이 보도되어지는 부분을 보며,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BBC방송국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 가이드라인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희생자의 가족이 우리 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희생자의 이름을 확인하게 해서는 안 된다. BBC는, 보도에서 피해자의 이름이 나오지 않을 때 가족이나 지인들이 필요 없는 걱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방송을 통해 사태를 알게 될 때 가족이 받게 될 고통과 충격이 훨씬 더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124쪽)

 

시청자들의 알권리를 들며, 방송사들은 모든 것들을 걸러내지 않고 방송으로 흘려보내곤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희생자들이 방송을 통해, 자신의 가족이 희생자로 확인 될 때의 그 피해는 생각보다 더 크다는 이유로 인해, 결코 피해자의 이름을 방송으로 내보내지 않게 하는 이런 가이드라인, 이런 가치관, 얼마나 멋진 생각인가.

 

왠지, 우리네 재난방송을 돌아보게 한다. 엄청난 재난피해가 일어났을 때, 피해지역에 자신들 방송사가 가장 가까이에 자리 잡았음을 거듭거듭 선전하며, 방송이 안 나가는 줄 알고 웃고 떠들던 방송윤리가 존재하지 않는 그런 방송을 봐야만 하는 우리들 입장에서는 희생자의 이름을 알리지 않게 하고, 뿐더러 이러한 희생자의 가족들과 방송 카메라는 멀어져야 한다고 말하는 이런 모습이야말로 알권리나 시청률보다는 피해자들의 가족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이런 모습이야말로 아름다운 가치관인가!

 

이 책을 통해, 우리 어린이들이 아름다운 가치관을 그들의 인격 속에 키워낼 수 있길 바란다. 아울러 아름다운 가치관을 형성하게 될 때, 그 인생이 풀어나가는 해답들이 얼마나 아름답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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