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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된 연어 - 자연을 살리는 생태동화 ㅣ 진짜진짜 공부돼요 5
김숙분 지음, 이상훈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제목이 『숲이 된 연어』다. 아니, 연어가 숲이 된다니 이것이 무슨 말일까? 연어는 강에서 태어나 바다를 향해 여행을 떠난 후, 바다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인데, 그런 연어가 어떻게 숲이 될 수 있을까? “바다가 된 연어”라면 그런가 보다 할 텐데 말이다. 그럼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 책, 『숲이 된 연어』를 읽어보자.
이 책은 생태동화다. 바로 연어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그런 생태동화다. 이 이야기를 읽어가는 가운데 연어의 일생이 어떤지를 자연스레 알게 된다. 그러니 무엇보다 자연학습효과가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아울러 연어가 죽어가며, 자신의 몸을 희생함으로 숲에 생명력을 전해줌에 대해서도 잘 알려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니 생태, 이 땅의 생명력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동화이기도 하다.
강에서 태어나 작은 치어로 시작하여, 조금 크게 되자, 먼 바다를 향해 여행을 떠나는 가운데, 그들을 위협하는 온갖 위기를 이겨내고 바다에서 수많은 다른 연어들과 한 무리를 이루어 살아가며 커다란 성어가 될 때까지의 모험과 그 여정이 때론 신나기도 하고, 때론 안타깝기도 하다.
연어에 대한 이 이야기를 읽으며 몇 가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먼저, 작은 연어의 모험, 도전이 안타까우면서도 멋져 보인다. 엄마 연어, 아빠 연어의 부재 속에서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고 바다를 향해 떠나는 그 모험, 그 도전이야말로 오늘 우리 자녀들이 자극을 받아야 할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언제나 부모의 보호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부모의 보호와 부모의 인도, 부모의 지시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런 거짓 똑똑이로 자라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보게 된다.

또한 연어의 귀소본능을 빠뜨릴 수 없다. 커다란 바다를 마음껏 활보하며 살던 연어이지만, 번식을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이 태어난 고향, 그 강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귀소본능. 자신이 태어난 곳, 자신이 보냄 받은 곳,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는 그 본능이야말로 연어의 가장 멋진 모습 아닐까? 비록 그 길이 수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길이라 할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돌아가는 그 모습. 오늘 우리는 어쩌면 우리의 뿌리를 잊고 살아가고 있는 모습은 아닌지.
아울러, 자신이 태어난 고향 하천에 돌아와 그곳에 알을 낳고 죽어가는 연어들은 단순히 죽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몸이 숲의 동물들을 먹이고, 숲의 미생물들을 먹이게 된다. 그럼으로 결국에는 숲의 나무들에게 영양을 제공한다. 아니 숲의 생명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연어는 결국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와 그 숲이 되는 것이다.
결국 모든 생태계는 돌고 돌아 하나로 연결된 시스템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시스템, 그 연결고리들을 끊어버리는 가장 주된 세력은 다름 아닌 우리 인간이다. 그러니 어쩌면 숲의 가장 큰 대적자도, 연어의 가장 큰 대적자도 우리 아닐까? 더 나아가 이렇게 우리가 끊어 놓은 연결고리, 막아버린 생명력은 결국에는 다시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오게 됨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또 하나 이 동화를 통해 연어의 일생을 살펴보며 무척 인상 깊었던 점은 연어의 연대였다. 작은 치어로 시작하여 바다를 향해 여행을 떠나게 되고, 바다에서 그들이 수많은 위험요소들을 딛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그들의 연대다. 수천, 수만, 아니 수억 마리의 연어들이 하나로 뭉쳐 유영하게 될 때, 아무리 커다란 고래조차도 이들에게서 위협을 느끼게 된단다. 마치 엄청나게 커다란 물고기처럼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연대함의 위력이 아닐까? 어쩌면 이 땅에서 수많은 강자들의 위협 아래에서 약자들이 자신들의 생존을 지켜낼 대안은 바로 이것 약자들의 연대가 아닐까?
연어를 통해, 많은 것을 돌아보게 하는 동화다. 무엇보다 생명력의 순환에 대해,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게 하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