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지 마! 때리지 마!
노경실 지음, 조윤주 그림 / 해와나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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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찬은 덩치는 작지만, 학교 주먹 왕이다. 나쁜 의미에서의 주먹 왕이 아니라, 학교 태권도대회에서 3학년 전체 1등을 했기 때문이다. 뿐 아니라, 영찬은 ‘주먹으로 호두까기 대회’에서도 3학년 1등을 했다. 이처럼 영찬은 태권도 왕, 주먹 왕이다. 하지만, 또 하나 영찬은 울보 왕이기도 하다. 작은 일에도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는 영찬은 마음이 여리고 착한 아이다. 게다가 순하여 ‘순찬이’라고 불릴 정도다.

그런 영찬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사건의 발단은 마음에 두고 있던 여자 반장 미미가 떠드는 아이들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하는데도 아무도 들은 척도 하지 않아, 결국 미미가 울었기 때문이다. 이 일로 그전에는 나서기 좋아하지 않던 영찬은 미미를 위해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고함을 지르게 된 거다. 물론 아무도 순한 영찬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이다. 친구 중 하나가 영찬을 놀린 거다. 영찬의 외모로 인신공격을 하면서 말이다. 이에 영찬은 태권도로 단련된 주먹을 휘둘렀고, 맞은 아이는 코피가 터지게 된 것.

 

이때부터 영찬은 미미를 위해 아이들이 떠들지 못하게 나선다. 처음 의도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영찬은 주먹을 먼저 앞세우는 일에 익숙해진다. 게다가 이런 영찬의 주먹에 편승하여 덕을 보려는 친구들이 생기고, 영찬의 힘을 믿고 친구들에게 못되게 굴기도 하는 것. 하지만, 아무도 영찬과 영찬의 힘을 앞세워 폭주하기 시작하는 녀석들에게 항의하는 친구도 없다. 모두 침묵할 뿐.

과연 영찬과 그 친구들의 폭주는 멈추지 않고 계속 될까? 그리고 그 폭주를 멈추게 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이 동화는 이처럼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물론, 그 폭력이 처음엔 악의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폭력에 익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 폭력의 한 특성을 보여준다. 순하기만 하던 영찬이 이런 폭력을 앞세우는 폭군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그러니 누구나 폭력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동화는 우리에게 보여준다.

 

또한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 힘 앞에, 편승하는 친구들의 모습도 보여준다. 어쩌면, 이들이 더 나쁠 수 있다. 영찬의 폭력을 부추기는 녀석들이 이들이니까. 그리고 영찬의 힘을 믿고 더 못된 행동을 하는 녀석들이니까. 그러니, 폭력의 또 한 단면을 보여준다. 힘이 있어야만 폭력의 주체가 되는 것은 아님을. 때론 힘이 없는 약자들 역시 폭력의 주체가 될 수 있고, 어쩌면 더 나쁜 폭력을 양산할 수 있음을.

 

무엇보다 작가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이러한 폭력 앞에 우리가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는 질문일 것이다. 책 제목부터 『때리지 마! 때리지 마!』이다. 이 외침은 다름 아닌 영찬을 향한 반 아이들의 외침이다. 영찬의 주먹의 힘 앞에 두려워하며, 침묵하던 그들은 반의 가장 약한 친구인 은태, 언제나 심장이 약해 고생하는 은태가 영찬에게 맞는 모습에 참지 못하고, 외치기 시작한다. “때리지 마!”라고. 한 사람의 외침이, 두 사람의 외침이 되고, 나중에는 반 아이들 전체의 외침이 된다. 이것이야말로 영찬의 폭주를 멈추게 할 수 있는 비결이다. 폭력 앞에 두렵다고 침묵하는 이들은 실상 폭력을 용인하고, 양산하는 또 하나의 가해자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반면, 비록 약자들이라 할지라도, 폭력 앞에 목소리를 합하게 될 때, 그 힘은 강해지고, 폭력을 잠재울 수 있는 능력이 되기도 한다.

 

오늘 우리는 어떤 모습인지 돌아보게 된다. 언젠가부터 눈을 감아버린 모습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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