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만드는 남자 - 이천희의 핸드메이드 라이프
이천희 지음 / 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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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등에 업고 책을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내가 좋아하지 않는다 한들 그들에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그저, 내가 읽지 않으면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연예인들의 책에 관심이 가는 건 또 무슨 심리일까?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여기 tv 예능 ‘패떴’을 통해, ‘천데렐라’로 잘 알려진 이천희 씨의 책이 있다. 물론 그는 예능인이라기보다는 배우에 가깝다. 하지만, 나에겐 여전히 예능인으로 더 익숙한 이천희 씨. 그가 가구 만드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고, 이젠 취미를 넘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이천희 이 사람 참 괜찮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같은 남자지만, 참 멋스럽다는 생각도 해보고 말이다. 그의 삶의 스타일, 일견하기에 나도 해보고 싶은 것들, 예를 든다면, 목공, 캠핑, 여행, 사진, 스케이트보드, 서핑 등을 즐겁게 하며 살아가는 그런 삶의 스타일이 멋지거나 부럽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을 통해 발견하는 그의 생각이 참 멋스럽다는 이야기다.

 

그의 멋스러운 생각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지만, 그 중에서 그의 생각과 가치관, 삶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담배에 대한 그의 생각이 아닐까 싶다. 자신은 담배를 사랑하지만, 비흡연자가 있을 때는 담배를 꺼내지 않는단다. 왜냐하면 담배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란다. 그의 말을 빌려 본다.

 

“비흡연자가 있을 때는 담배를 꺼내지 않는다. 담배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담배가 다른 사람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고, 그의 미움을 받게 하고 싶지 않다. 상대에 대한 배려인 동시에, 담배를 위한 보호라고 할까. ... 배려하되 눈치 보지 않고 살고 싶다.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존중하고 싶다. 신경 쓰되 휘둘리고 싶지는 않다. 누군가의 조언에 귀 기울이되 아무나의 이야기에 좌우되고 싶지는 않다. 유행보다 취향을 즐기며 살고 싶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스타일을 따라가기보다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이 즐겁다.”(210-1쪽)

 

내 생각에는 이 부분이야말로 그의 삶의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내용이라 여겨진다. 폐차 직전의 프라이드에 국방색을 칠해 행복하게 타고 다니던 모습도, 후줄근한 티셔츠를 즐겨 입고 유행이 지난 바지를 여전히 입는 것도, 결국엔 남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아닐까? 누가 뭐라 하던 자신에게 필요한 가구를 직접 만들던 모습도 역시 마찬가지고.

 

그러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폐가 된다면 기꺼이 금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행함과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배려 사이의 균형 감각이야 말로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런 균형 감각 안에서 오늘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천데렐라’를 더욱 사랑하게 한다.

 

그가 하는 일들이 자신에게 행복을 주며, 더 나아가 많은 이들에게도 행복을 전해 줄 수 있길 바래본다. 그가 앞으로 많은 작품을 통해서 더욱 사랑받고,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집필을 통해서도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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