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과서 집필진이 쉽게 풀어 주는 술술 한국사 5 - 일제 강점기 역사 교과서 집필진이 쉽게 풀어 주는 술술 한국사 5
노현임 지음, 백대승 그림, 한철호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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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술술 한국사』 5번째 책, 『일제 강점기』부분이다. 우리 역사 가운데 가장 슬픈 시기이며 또 한편으로는 가장 자랑스러운 역사이기도 하다. 나라를 잃고, 일제의 악행에 몸서리쳐야 했던 시기인 반면, 일제의 악행에 자랑스럽게 저항한 역사이기도 한 것이다.

 

일제는 을사늑약 이후 한일병탄조약을 통해 우리를 완전히 집어 삼킨다. 그리고는 수많은 악행을 저지른다. 조선을 효과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조선총독부를 설치한다. 헌병 경찰 제도를 통해 이들에게 우리 백성을 즉결 처분할 권리를 허락한다. 조선태형령을 내려, 조선인들의 경우 잡아 마음대로 구타할 법적 근거를 세운다. 토지조사사업을 통해, 우리의 땅을 합법적(?)으로 자신들의 소유화한다. 등등 일제는 다양한 지혜(?)를 짜냈다.

 

이러한 일제의 악행을 보며, 분노가 일게 된다. 그럼에도 또한 이러한 일제를 향한 조선인들의 저항 앞에 가슴이 뜨거워지기도 한다. 대한독립 만세의 함성이 울려 퍼지고, 수많은 의병대가 활동하기도 한다. 독립군 활동과 광복군 활동으로 이어지는 독립을 향한 열망에 함께 응원하기도 한다. 또한 안중근, 박재혁, 이봉창, 윤봉길 등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고 행동한 수많은 의사들의 행보에는 숙연하게 된다.

 

특히, 조국의 해방 소식 앞에 마냥 기뻐하지 못하고 도리어 탄식하였던 김구 선생님의 모습에서는 함께 안타까움도 느끼게 된다. 조국의 광복을 위해 준비한 한국광복군이 실제 참전을 앞두고 일제가 항복하였기에 향후 국제정세에서의 발언권이 약화될 것을 염려하며 탄식하던 그 모습, 그리고 실제 그렇게 되었음을 알기에 안타까움이 밀려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처럼 조국의 해방을 위해 다양한 모습으로 헌신한 분들의 피와 땀방울이 있기에 이 암울한 시기는 결코 암울함만이 아닌 우리 역사에 밝은 빛줄기들이 비춰지던 시기라 여겨진다.

 

한편 이 5권을 읽으며, 부끄럽게 여긴 것은 일제의 역사왜곡 작업의 영향을 오늘까지도 우리가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제는 우리나라를 집어삼키기 전부터, 그리고 삼킨 이후에도 끊임없이 역사왜곡을 감행했다. 자신들의 침략을 합리화시키고 정당화시키기 위함이었다. 그 대표적인 식민 사관으로 이 책은 3가지를 이야기한다. 타율성론, 정체성론, 당파성론이 그것이다.

 

타율성론은 한마디로 한국의 역사는 스스로 발전하기보다는 언제나 누군가의 지배를 받아온 역사라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나라는 일본의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 정체성론은 무엇인가? 이것은 한국사의 발전은 정체되어 있었는데, 일본의 지배를 받으며 발전하고 근대화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오히려 자신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는 논리. 마지막 당파성론은 조선의 역사는 당을 지어 서로 분열하고 다투기만 하던 열등한 정치였다는 것. 이런 이유들로 인해 조선은 자신들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이 세 가지 논리들은 오늘날 여전히 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푸념이 아닌가! 물론, 발전적 모색에서의 우리 편에서의 이런 반성이라면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자신을 깎아내리기 위한 이런 푸념은 놀랍게도 일제가 우리를 집어삼킨 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그들의 공작 내지 작업이었음을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그들의 작업이 얼마나 교묘하고 효과적이었으면 오늘까지도 그 논리에서 우리가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까?(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나라의 꽃 무궁화에 대한 수많은 부정적 이미지들은 일제가 우리 자긍심을 깎아내리기 위해 고의적으로 퍼트린 말들이다. 그럼에도 오늘도 여전히 그런 주장들을 아무 생각 없이 하고 있음을 볼 때, 일제의 작업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를 알게 된다)

 

이제 우리의 역사를 부끄러워 할 것만이 아니라, 그 부끄러움 속에서도 자랑스러운 역사를 써가기 위해 몸부림 쳤던 그 흔적에 더 집중할 수 있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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