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삼각형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8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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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 전집』 8번째 책인 『황금 삼각형』의 주인공은 파트리스 벨발 대위다. 그렇다고 해서 7편 『포탄 파편』처럼 뤼팽이 안 나오는 건 아니다. 물론 전반부에서는 뤼팽이 등장하지 않지만, 후반부에서는 등장하여 파트리스 벨발 대위를 돕는 역할을 하니, 뤼팽의 출현을 학수고대하는 분들은 실망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황금 삼각형』의 시대적 배경은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때다. 그렇기에 등장인물들 역시 상이용사들이 등장한다. 그렇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파트리스 역시 상이군인이다. 한쪽 다리를 잃은. 부상을 당한 파트리스 대위는 병원에서 자신을 정성껏 치료해준 간호사 코랄리에게 사랑의 감정을 품게 된다. 그런 파트리스는 우연히 카페에서 의문의 사내들이 코랄리에게 해를 끼치려는 것을 듣고, 부하 상이용사들과 함께 코랄리를 암중에 보호하게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파트리스는 코랄리에게 사랑을 고백하게 되지만, 코랄리는 이미 남편을 둔 부인. 그럼에도 코랄리를 향한 마음을 포기하지 못한 파트리스는 코랄리의 가정생활이 행복하지 못함을 알게 될뿐더러, 코랄리의 남편 에사레스가 의문의 사내들에게 협박받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다름 아니라 에사레스는 엄청난 양의 황금을 가지고 있었으며, 뭔가 어두운 일에 연루되어 있었던 것. 그런 에사레스가 살해당하게 되고, 황금의 행방은 묘연해진다. 주인공 파트리스는 자신의 사랑을 이루고, 황금의 행방도 알게 될까?

 

『황금 삼각형』은 여타 뤼팽 시리즈 가운데 가장 반전이 거듭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 순간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이것이 이 이야기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이 이야기에서 작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다.

 

첫째, 사랑과 목숨을 선택해야 할 갈림길 앞에서 우린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를 묻는다. 파트리스와 코랄리는 자신들의 사랑이 운명임을 깨닫고 서로의 감정에 솔직해 진다. 서로 사랑하게 된 것. 하지만, 그들은 각자의 부모님(파트리스의 아버지와 코랄리의 어머니는 연인관계였다)이 살해당한 바로 그 현장에서 자신들도 똑같은 방법으로 죽음의 과정을 답습하게 되며, 부모와 같은 방식의 유혹에 직면하게 된다. 밀폐된 공간에서 사다리가 내려오고 코랄리만은 올라올 기회를 허락하는 것. 하지만, 코랄리는 생명보다는 사랑을 선택하게 된다. 자신에게 올라가라는 파트리스를 향해, 죽음보다 못한 이별을 강요하지 말라며. 진실한 사랑은 죽음보다 강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오늘 우리의 사랑이 과연 이러한 사랑인지를 돌아보게 되는 장면. 사랑조차 값을 매기고 상품화되어버리고, 언제든 움직일 수 있음을 당연시 하는 오늘 이 시대를 부끄럽게 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둘째, 황금이 최우선적 가치인가 하는 질문이다. 여기에 대해 작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뤼팽은 결국 엄청난 양의 황금을 찾게 된다. 파트리스조차 뤼팽이 이 황금을 혼자 차지할 것이라 의심하지만, 뤼팽은 이 황금을 조국을 위해 조국에 선물한다. 전쟁물자로 사용하도록. 파트리스 역시 황금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는 황금보다 귀한 사랑을 얻었다. 반면, 끝까지 황금을 쫓던 자는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황금이 최우선적 가치가 아님을 보여준다.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살고 있는 오늘이기에 이러한 결말에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되며, 8권 『황금 삼각형』의 책장을 덮는다. 이제 9권에서는 어떤 독서의 즐거움이 찾아올지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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