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의 봄 소풍 제멋대로 휴가 시리즈 2
무라카미 시이코 지음, 하세가와 요시후미 그림 / 북뱅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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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들이 말을 하고, 사람처럼 팔다리가 있어 움직일 수 있다면 어떨까요? 아마도 모두들 이런 상상 한번쯤은 해봤을 겁니다. 『책가방의 봄 소풍』은 바로 그런 작가의 상상에서 출발하게 되는 동화랍니다.

 

겐이치가 소풍 가는 날, 책가방이 말을 하네요. 자신도 함께 소풍을 가고 싶다고 말이죠. 자신은 언제나 학교만 왔다갔다 했는데, 하루쯤 자신도 소풍을 따라가고 싶나네요. 이렇게 말하는 가방에겐 팔다리가 생겼답니다. 그러니, 겐이치의 어깨에 둘러 매여 소풍 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겐이치 곁에서 자신의 발로 걸어서 소풍을 가겠다는 거죠.

 

이렇게 시작된 책가방과의 봄 소풍,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 동화는 무엇보다 단순한 사물에 불과한 책가방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주고,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대상으로 끌어올리고 있답니다. 작가는 이것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걸까요? 아마도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을 단순히 사용하고 버리는 그런 대상이 아닌, 하나 하나 애정을 갖고 대해야 할 대상임을 말하고자 함이 아닐까요? 그럴 때, 내 물건을 더욱 아끼게 되고 소중하게 여길 수도 있으니까요.

 

어쩌면 이런 모습이야말로 동심의 세계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울 딸아이를 보면, 자신의 인형들은 자기 아들딸들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첫째는 딸, 둘째도 딸, 셋째는 아들 이런 식으로 여남은 아이들을 거느리고 있답니다. 어느 날은 이들을 앉혀두고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함께 놀이를 하기도 하죠. 그럴 때, 인형은 아이에게는 단순한 물건에서 그치지 않고, 마음을 나누는 대상이 될 수 있겠죠.

 

이와 비슷하게 겐이치는 이제 책가방을 만나게 되고 함께 신나는 하루를 보내며, 둘이 함께 공유하는 추억을 쌓기도 한답니다. 물론, 소풍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에는 책가방은 예전의 책가방으로 돌아가지만, 이제 겐이치에게 학교 갈 때 매고 다니는 책가방은 분명 예전과 다를 겁니다. 책가방은 어쩌면 하기 싫은 공부와 연관된 도구였을 텐데, 이제는 함께 소중한 추억을 공유하는 대상이 되었답니다. 그러니, 그런 책가방을 매고 학교 가는 길이 얼마나 즐거워지고, 공부가 재미있어 지겠어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학용품들이 이런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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