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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의 고백 - 최신 원전 완역본 ㅣ 아르센 뤼팽 전집 6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평점 :
『아르센 뤼팽 전집』 6번째 이야기인 『아르센 뤼팽의 고백』은 9개의 작은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 짧은 이야기들의 모음집 격인 이번 6번째 책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여겨진다. 그건 앞의 두 편의 장편 이야기들에서 느껴지던 무거움이 해소된다는 점이다.
앞의 두 이야기인 『813』과 『수정마개』는 긴 분량과 그리고 뤼팽이 겪는 어려움들을 통해 무거운 분위기였다면, 이제 짧은 9편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가볍게 다시 우리에게 다가온다. 뿐 아니라, 뤼팽이 보여주는 모습 역시, 무력함은 보이지 않는다. 뤼팽의 그 뛰어난 재치, 그리고 번뜩이는 지혜, 그리고 그의 빛나는 위트를 잘 드러내준다.
게다가 대부분의 에피소드들에서 뤼팽은 그의 본업(?)인 도둑질을 하지 않는다. 과반의 에피소드들에서 뤼팽은 도둑보다는 마치 탐정이 되어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본인이 직접 사건을 해결하는 에피소드들도 있고, 「붉은 실크 스카프」에서처럼 기니마르 경감에서 그 공을 돌리는 이야기들도 있다. 물론 이 이야기에서는 살인사건도 해결하며, 사파이어도 챙기는 미워할 수 없는 악당의 캐릭터를 그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한 이야기는 무력한 뤼팽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바로 「악랄한 함정」이 그러한데, 여기에서도 뤼팽의 또 하나의 능력이 발휘된다. 바로 미남계라고 해야 할까? 그의 남성으로서의 매력으로 인해 위기를 벗어나기도 한다.
또한 바로 앞의 두 권인 『813』, 『수정마개』에서 보여줬던 자신감 없는 태도를 벗어던지고 도리어 자뻑 수준에까지 도달하는 뤼팽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자뻑하는 뤼팽의 대사를 들어보자.
“범죄를 발견하려면 사실에 대한 조사나 관찰, 추론이나 이성적 고찰 따위의 허튼 짓거리를 넘어서는 그 무언가가 필요하단 사실을 알았다네. 그 무언가가 무엇이냐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바로 직관이라네. 지성과 지성을 넘어서는 직관. 그리고 자랑은 아니지만 이 아르센은 그 둘을 모두 겸비하고 있지.”(36쪽)
이처럼, 9개의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진 6권 『아르센 뤼팽의 고백』은 앞에서 어쩌면 다소 우리를 힘겹게 했던 무거운 분위기를 깔끔하게 걷어버린다. 그런 의미에서 6권은 의미 있고, 재미나다. 또한 그다지 집중하지 않아도 될 짧은 에피소드들이기에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가볍다. 특히, 마지막 이야기인 「아르센 뤼팽의 결혼」은 웃기기까지 한다. 이것이 6권의 장점이다. 우리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이야기들. 이제 7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기다릴지 기대하며 6권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