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하얼빈에 뜬 평화의 별

안중근, 하얼빈에 뜬 평화의 별 - 안중근 동상이 들려주는 독립운동 이야기 ㅣ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 2
유순희 글, 허구 그림 / 개암나무 / 2015년 3월

이 그림책, 『안중근, 하얼빈에 뜬 평화의 별』은 개암나무에서 출간되는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 시리즈” 2번째 책이랍니다. 이 시리즈는 역사적 유물이나 유적 등 우리 역사의 상징물이 우리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책이랍니다. 이 책은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있는 안중근 의사의 동상이 우리에게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고요.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야말로 우리의 독립을 가로막는 원흉이라고 생각했답니다. 뿐 아니라, 동양 전체의 평화를 위협하는 위험인물로 여겼죠. 이런 신념을 가지고,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쏘았고, 이 일을 통해, 우리 조선의 독립에의 열망을 세계인들에게 전했답니다.

물론, 이처럼 그 거사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 책은 거사 이전에 안중근 의사가 품었던 꿈과 의지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잘 전해주고 있답니다. 아울러 거사를 행하는 장면, 그리고 뤼순 감옥에 갇혀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장면도 우리에게 전해준답니다.

사실 안중근 의사의 위대한 점은 거사 자체에 있기보다는 거사 후, 뤼순 감옥에서 보여줬던 그의 의연함에 있답니다. 물론, 그림책이라는 지면의 한계에 의해, 이 부분은 자세히 전해주고 있진 못하네요. 이 책은 처음으로 우리 역사에 접하게 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임을 감안해야 합니다(물론, 글씨가 상당히 많답니다. 초등저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합니다).

안중근 의사가 감옥에서 글을 써줬던 간수의 후손이 기념관에 찾아와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자신의 손자에게 심어주는 장면은 참 감동적이네요. 정말 이렇게 될 수 있길 소망해 봅니다. 이젠 마냥 일본 사람들이라고 미워하지 말고, 정산할 것은 정산하되, 화해를 향해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지향하는 바랍니다.

언젠가 천안의 독립기념관에 갔을 때, 마침 일본 여학생들이 그곳을 방문했더랬습니다. 그곳에서 자신들의 선조들이 행한 만행을 목격한 여학생들 가운데 몇 명이 펑펑 울며 자신들의 선조들의 만행을 부끄러워하던 모습이 잊혀 지지 않네요.

안중근 의사에 얽힌 이야기를 우리가 알아야 하는 이유는 그들을 미워하기 위함이 아니리라 여겨지네요. 우리가 잊지 말자는 거죠. 막연한 분노를 품고, 잊고 살아가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을 겁니다. 또한 마냥 친하게 지내며, 우리의 아픈 역사를 잊고 살아가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을 겁니다. 그들의 잘못을 잊지 말고, 그들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게 하고, 정산이 필요한 부분은 합리적인 정산이 이루어져야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향한 오랜 분노만을 품고 살아가기보다는 궁극적으로는 화해를 향해 나아가야겠죠.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그런 모습으로 자연스레 나아가지 않을까 싶네요.

책 뒤편에 보면,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소개하고 있답니다. 하얼빈 역, 바로 그 역사적 현장에 세워진 기념관, 그리고 하얼빈의 안성제에 조금 더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기념관, 그리고 우리나라 서울에 기념관이 있네요. 이렇게 기념관을 소개해 주고 있음도 좋네요. 언제 시간 내서 딸아이와 함께 다녀와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