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보고 싶거든 - 간절히 기다리는 이에게만 들리는 대답
줄리 폴리아노 글, 에린 E. 스테드 그림, 김경연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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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고래가 보고 싶거든』은 참 예쁜 그림책이랍니다. 그림도 예쁘고 내용도 예쁘답니다. 무엇보다 간절한 바람, 꿈, 소망 등을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고래가 보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이야기합니다.

 

예쁜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고래가 보고 싶니?

그렇다면 창문이 있어야 해.

그리고 바다도.

 

맞아요.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을 향한 통로가 열려야 한다는 거겠죠. 수많은 꿈을 품고 있다 하지라도, 세상과 소통하지 않고 그저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있다면, 그 꿈은 꿈이 아닌 망상에 머물 수 있답니다. 그렇기에 먼저, 세상을 향한 창문이 있어야 하고, 그 창문이 열려야 한답니다.

 

그 다음엔 마땅히 바다가 있어야 하고 말이죠. 전 이 구절을 우리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조건 내지 상황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아무리 우리에게 고래가 보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있고, 그 고래를 보기 위해 세상과 소통하며 노력한다 할지라도, 그 장소가 깊은 산 속이라면. 그렇다면 고래를 만나기는 불가능할 겁니다. 물론, 어느 날 갑자기 엄청난 태풍에 바다의 고래가 산으로 날아온다면 모르지만요. 이런 일은 현실에서는 극히 불가능하겠죠?

 

아무튼 우리에게 간절한 소망이 있다면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한 조건들을 하나하나 갖춰나가는 바다가 있어야겠네요.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한 상황을 지배하는 능력도 갖추고요.

 

사실 이 그림책이 고래를 보기 위해 강조하는 내용은 따로 있답니다. 그건 고래를 보기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다른 것들에 한 눈 팔지 않는 거랍니다.

 

고래가 보고 싶니?

그렇다면 장미 같은 건 모르는 척해야 해.

 

이런 식으로 장미에게도, 바다에 떠 있는 배에게도, 펠리컨에게도, 조그만 초록색 벌레에게도, 하늘에 둥실둥실 떠 있는 구름에게도, 밝게 빛나는 태양에게도, 한 눈 팔아서는 안 된다고 말하네요.

 

그래가 정말 보고 싶니?

그렇다면 바다에서 눈을 떼지 마.

 

오직 고래를 보길 원하는 그 소망을 품고 바다에서 눈을 떼지 말라 하네요. 맞아요. 우리가 이루길 원하는 꿈이 있다면, 그 꿈을 향해 나아가며 한눈팔아선 안 되겠죠. 지금 당장은 어리석어 보여도, 지금 당장은 많은 것을 놓치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라도, 내 안에 꽉 찬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기다림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거죠. 그럴 때, 어느 순간엔가 고래가 눈앞에 나타날 테니 말이죠.

 

우리가 원하는 소망이 이러한 간절한 기다림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면 참 좋겠네요.

 

그러나 또 한편 반대로 생각도 해봅니다. 과연 고래를 보기 위한 소망, 간절한 바람 때문에 장미의 향기와 아름다움, 바다에 떠 있는 배를 바라보는 즐거움, 펠리컨의 멋진 모습, 조그마한 초록색 벌레의 꼬물거림이 주는 신비함, 하늘에 둥실둥실 떠 있는 구름이 주는 상상력, 밝게 빛나는 태양이 주는 환희 등을 포기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질문을요. 어쩌면 그것들이 고래를 보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선택은 우리의 몫이겠죠. 고래를 선택할지, 아님 다른 행복, 다른 꿈, 다른 바람을 선택할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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