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로봇 맛있는 책읽기 34
김아로미 글, 김은경 그림 / 파란정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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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 『잔소리 로봇』은 우리 아이들의 자발적이지 못한 모습을 고발하고 있답니다. 물론 예쁘게 고발하고 있죠.

 

지민이는 학교공부도 잘하고, 독서토론 발표도 잘한답니다. 그런데, 자발적이지 못하네요. 모든 일들을 엄마가 계획하고 알려준답니다. 그것이 바로 엄마의 잔소리죠. 그리고 그날그날 해야 할 일을 적은 수첩은 바로 ‘잔소리 노트’가 되고요. 이 ‘잔소리 노트’에는 지민이가 해야 할 일이 모두 적혀 있답니다. 그 중요성에 따라 별표가 그려져 있기도 하고요. 심지어 독서토론 발표마저 엄마가 작성해주기도 하네요.

 

이 책 제목인 『잔소리 로봇』은 바로 이런 지민이를 가리킨답니다. 엄마의 잔소리에 그대로 로봇처럼 반응하고, 해내는 모습을 빗댄 거죠. 마치 엄마가 잔소리 리모콘을 가지고 누르는 대로 그대로 행동하는 지민의 모습이 마치, “잔소리 로봇”같다는 거죠.

 

반면 한율이는 엉뚱하기도 하고, 때론 부산스럽기도 하지만, 알고 보니 모든 일을 자신이 스스로 하는 아이랍니다. 한율이의 부모님은 한율이가 스스로 일을 해나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분들이랍니다. 그래서 한율이는 때론 실수도 한답니다. 지금 당장은 지민이보다 여러모로 부족하고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한율이의 모습이 훨씬 멋지게 느껴지네요. 과연 지민이는 계속하여 『잔소리 로봇』에 머무르게 될까요?

 

언젠가 읽은 교육전문가의 책을 보니, 오늘 젊은 세대들은 뭔가 일을 맡겨두면 굉장히 잘 한데요. 그런데, 아무것도 맡겨두지 않으면 뭘 해야 할지 몰라 한다고 하네요. 왜냐하면 어려서부터 엄마가 모든 것을 계획하고 이끌었기 때문이라네요. 심지어는 장래 희망까지도 엄마의 바람이고, 꿈이죠. 그 엄마의 꿈을 향해 아이는 열심히 달려갈 뿐이고요. 그래서 맡겨진 일은 잘 해낸대요. 엄마의 바람처럼 지민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잘 해내는 것처럼 요.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요? 누가 문제일까요? 무엇보다 부모가 문제 아닐까요?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기 전부터 부모가 아이들을 그렇게 길들였으니 말이죠. ‘잔소리 로봇’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줄도 모르고요. 그저 시키는 것, 별 말썽 부리지 않고 잘 해낸다고 좋아하며 말이죠.

 

이 동화 속에서의 지민이는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반성하게 된답니다. 그리고는 스스로 변하게 되죠.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행운이 있길 바랍니다. 우리 부모님들도 이제 그만 아이들을 향한 리모콘을 내려놓았으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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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정원 2015-03-17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