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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사는 거리 ㅣ 히라쓰카 여탐정 사건부 1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소설은 이번 작품 『사자가 사는 거리』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었는데, 와~~ 재미나다. 그 필력이 만만찮다. 책을 다 읽은 후, 그의 작품들을 찾아보니, 작가는 벌써 10여 편의 추리소설을 쓴 중견 소설가였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도합 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에피소드는 분량이 비슷하다. 각각의 에피소드들 모두 재미나면서도 탄탄한 구성과 추리력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미카와 엘자다. 둘은 고등학교 친구로 이제 27살이다. 미카는 회사를 그만 두게 되어 고향으로 돌아와 앞으로 할 일을 찾는 가운데, 친구인 엘자에게서 연락이 온다. 자신의 일을 도와달라고 말이다. 이렇게 해서 찾아간 곳은 바로 탐정사무소.
엘자는 지역에서 상당히 인정받는 여탐정이었던 것. 엘자의 고등학교 시절 별명은 사자였다. 그리고 그런 엘자는 별명 그대로 맹수와 같은 기질을 가진 미녀 탐정. 미카는 결국 엘자의 조수 역할을 한다. 본인은 끝끝내 맹수인 사자조련사라고 말하지만 말이다. 그런 두 미녀가 해결해 나가는 다섯 편의 사건들을 읽으며 추리소설의 매력에 풍덩 빠지게 된다.
각각의 에피소드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이렇다.
「여탐정은 잠들지 않는다」는 한 여성으로부터 남자친구가 혹 바람을 피우는 건 아닌지 의뢰부탁을 받고 잠복근무한 곳에서 바로 남자가 살인을 당하게 된다. 그 사이에 들어왔다 나간 사람은 한 여인뿐. 마침 그 여인의 사진을 탐정이 잠복근무지에서 찍었지만, 들어갈 때의 사진은 잘 나왔는데, 나올 때의 사진은 흐릿하여 누군지 알아 볼 수 없었다. 과연 이 여인은 누굴까?
「그녀가 남긴 발라드」는 한 남성으로부터 사라진 여자 친구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고 여성을 찾아가던 중, 의뢰한 남성이 강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경찰은 자살이나 실족사라 발표했지만, 두 콤비는 살인이라 여기며 범인을 추리해나간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히라쓰카 칠석제의 범죄」는 한 여성에게서 자신과 함께 사는 후배가 자신의 남자친구와 만나는 것 같다며 의뢰를 부탁한다. 이에 엘자와 미카는 집 앞에서 잠복하다가 외출하는 후배를 미행을 하다가 나중에는 미행이 들통 나고 만다. 그런데, 바로 그 시간 즈음에 후배와 사귄다던 대학 강사가 살인을 당하는데. 이 여인은 알리바이가 정확하다. 바로 탐정들이 그 시간 여인을 뒤쫓고 있었던 것. 하지만, 그럼에도 탐정은 이 여인이 범인임을 밝히는데,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알리바이는 거울 속에」는 한 젊은 여성이 언니가 한 점술가에게 미혹되어 그곳에서 생활하는데, 별 탈 없이 잘 지내는 지를 의뢰하게 된다. 그런 가운데, 탐정 엘자는 점술가에게 점을 치게 되고, 바로 그 시간 점술가가 용의자로 의심받는 살인사건이 일어나는데, 실제 탐정은 점술가가 범인임을 밝혀낸다. 탐정 본인이 점술가의 알리바이를 확증해주는 상태에서 탐정은 어떤 방법으로 이 여인이 범인임을 밝히는 걸까?
마지막 「여탐정의 밀실과 우정」은 부자들이 사는 고급 맨션 7층에 사는 노부부의 남편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되는데, 경찰은 자살로 결론짓는다. 왜냐하면 몸이 불편한 할머니가 남편의 죽음을 발견했는데, 남편은 할머니의 침대 곁 의자에서 수건으로 목이 졸려 죽은 채 발견되었는데, 이 방은 안에서 테이프로 문이 봉해져서 밀실이 되어 있었고, 창문 쪽 베란다는 먼지가 가득한 상태로 어떤 출입의 흔적도 없었던 것. 그리고 그날 함께 잠을 자던 조카는 할머니가 안에서 테이프를 제거한 후에야 안에 들어와 죽음을 확인했기 때문. 하지만, 할머니는 남편은 자살할 이유가 없다며 탐정에게 의뢰를 하게 되고, 탐정은 결국 살인범을 잡게 된다. 범인은 어떤 방법으로 살인을 저지른 걸까?
이러한 6편의 에피소드 모두 탐정들의 기가 막힌 추리력이 돋보인다. 물론, 이 모두 작가의 멋진 창작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명탐정의 친구인 미카가 곁에서 사건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아무래도 명탐정 셜록 홈즈의 영향을 받은 걸까? 아니면 아르센 뤼팽의 영향을 받은 걸까? 아무튼 앞으로도 사자가 사는 거리에서는 미녀 탐정 엘자가 있는 한 어떤 미결 사건도 남지 않을 것 같다. 계속될 두 여인의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