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어디 계세요?
에드먼드 림 지음, 탄지 시 그림, 김일기 옮김 / 다섯수레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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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는 할머니, 그리고 엄마 아빠와 함께 단란한 가정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아이랍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만 할머니가 욕실에서 넘어졌답니다. 그 뒤로 왠지 할머니는 실수가 잦네요. 할머니가 걱정이 된 루크의 부모님은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에서 진단을 받게 된답니다. 할머니는 괜찮겠죠?

 

그런데, 할머니의 병명이 나왔답니다. 알츠하이머라는 병, 치매라고도 말하죠. 뇌의 기능이 자꾸 떨어짐으로 기억을 잃어가는 그런 무서운 병이랍니다.

 

할머니는 언제나 루크가 학교를 마치면 학교정문에서 루크를 기다리곤 하셨답니다. 루크가 좋은 성적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한달음에 정문으로 뛰어갔는데, 할머니가 보이지 않네요. 할머니와 함께 오가는 길을 주의 깊게 살피며, 집으로 돌아갔지만, 집에도 어디에도 할머니는 보이질 않네요. 할머니가 과연 어디 계실까요? 결국 루크는 마을 놀이터에 가만히 앉아 계신 할머니를 발견하게 된답니다. 루크를 데리러 집을 나온 할머니는 루크의 학교 가는 길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도 잊어 버렸답니다. 그래서 오도 가도 못하고 이렇게 앉아계셨던 거죠.

 

이렇게 할머니는 20년도 넘게 사셨던 동네에서 길을 잃게 됩니다. 그 뿐 아니라, 나중에는 루크의 이름도 잊어버리곤 한답니다. 이제는 할머니가 해주시는 맛난 음식도 더 이상 먹을 수 없답니다.

 

이런 할머니를 보며, 루크는 이렇게 독백합니다. “할머니의 기억이 다 사라져 버리면 우리 할머니는 어디로 건 거지? 할머니가 나를 기억하기는 하실까?”(34쪽)

 

그렇습니다. 할머니의 기억이 사라진다면, 과연 할머니는 어디에 계신 걸까요? 우리의 기억이란 것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관계 속에서 쌓이는 소중한 시간들, 그 추억들이랍니다. 이러한 시간들에 대한 기억이야말로 어떤 의미에서는 그 사람의 존재 자체이기도 하죠. 그런데, 기억을 잃었다면, 이미 그 사람은 존재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게 되는 거죠. 이게 바로 알츠하이머 병의 무서움이랍니다. 그리고 이런 병으로 인해, 함께 살아가는 가족들은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게 되는 거죠.

 

하지만, 이처럼 기억을 잃어 가는 할머니를 가족들은 사랑으로 잘 감싼답니다. 루크는 할머니를 도와 맛난 카레 요리를 하기도 하네요. 자신의 이름을 자꾸 잊어버리는 할머니의 손을 잡고 산책을 나서기도 하고요. 물론, 알츠하이머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노력들도 해가면서 말이죠.

 

참 안타까운 이야기이며, 또한 가족의 사랑을 생각하게 되는 감동적인 소중한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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