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명창들의 숨겨진 이야기 큰 생각 작은 이야기 1
이경재 지음, 이경화 그림 / 아주좋은날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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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소개처럼 판소리는 2003년에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인정받게 되었답니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판소리는 인정받는 문화재이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거겠죠. 그런데, 그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는 우리들은 정작 판소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할뿐더러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것 아닌가 싶네요.

 

솔직히 저도 이 책, 『판소리 명창들의 숨겨진 이야기』라고 해서 흥미를 가지고 접근하기보다는 우리의 소리, 판소리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야 한다는 의무감(?)에 의해 책을 펼친 것이 사실이랍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판소리에 대해 관심도 갖게 되고 말입니다. 뿐 아니라, 상식보따리도 채워주고 말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이런 책을 통해, 우리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면 좋겠네요.

 

무엇보다도 판소리는 민중들의 애환과 눈물, 그리고 해학, 웃음과 행복이 모두 담겨 있기에 이런 판소리 명창들의 이야기를 통해, 민중의 소리인 판소리에 관심을 갖게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네요.

 

이 책은 도합 7명의 판소리 명창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답니다. 판소리의 원조들이 참 많겠지만, 역사적으로 기록이 남아 있는 첫 명창 권삼득에 대한 이야기가 그 포문을 연답니다. 양반의 신분이었지만, 당시 멸시받던 판소리를 하게 된 그 열정, 그리고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 사람의 소리를 다 얻었기에 ‘삼득’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니, 그 소리가 얼마나 대단했을지 궁금하네요. 말들을 울린 지혜도 멋지고요. 권삼득 이야기를 읽으며, 자신의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열정을 태울 수 있는 꿈이 과연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네요.

 

동편제의 원조격인 송흥록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답니다. 무엇보다 ‘가왕’이라 불린 분이네요. 그러니, ‘가왕’의 원조인 거죠. 가진 것이 없어 가진 자들에게 겪은 멸시와 울분, 그 통한을 결국에는 복수하는 그 집념도 멋스럽고요. 이런 집념도 필요하답니다. 남들이 뭐라 하든 말든 상관없이 살아가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런 멸시에 ‘두고 봐라’하는 각오로 자신을 갈고닦는 모습도 필요하답니다. 이런 집념이 결국엔 자신을 긍정적으로 성장케 하니까 말이죠.

 

신채효 이야기도 많은 감동을 주고요. 자신에게 소리로서 부족함이 있음을 알지만, 또 다른 역할을 함으로 판소리를 체계화시킨 사람이 바로 신채효랍니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찾아 매달리기보다는 자신에게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발전시켜 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애쓴 유형이죠. 우리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어야 합니다. 나에겐 그런 재능이 주어지지 않았는데도,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지 가 아니라, 나의 부족함을 깨닫고, 나의 장점을 알아 장점을 극대화 시킨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겠죠.

 

줄타기의 명인이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늦은 나이에 소리에 도전하여 온갖 어려움을 헤치고 결국 명창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 이날치 명창의 이야기도 많은 도전을 주네요. 오늘 우리는 지금 내 자리에 만족하며 주저앉아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되네요. 내 앞에 더 많은 열매들이 있음에도 지금 있는 것 때문에 주저앉아 있다면 너무 안타깝겠죠?

 

‘딱하다’는 말의 유래가 된 분은 ‘농부가’의 명창 손만갑이란 분이네요. 그런데, 이분은 동편제이 원조가문의 자제로서 동편제만을 고집하지 않고, 서편제도 배우러 다니며, 자신 가문의 소리의 장점은 더욱 붙잡고, 단점은 보완하는 멋진 일도 했네요. 물론, 이런 모습이 자존심 강한 가문에 미움을 받게 되지만 말이죠. 자신들의 모습에 대해 자존심을 갖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랍니다. 하지만, 그 자존심이 너무 강해, 더 좋은 것들에 대해 배타적이 된다면 이것은 어리석은 일이겠죠. 역시 대가는 뭔가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독한 음치여서 가문에서 포기한 사람이었지만, 죽을 각오로 소리를 갈고 닦아 모든 사람의 인정을 받게 된 임방울 명창 이야기도 좋답니다. 무엇보다 이분은 자신의 모든 단점에도 굴하지 않고, 불굴의 노력으로 인생을 세운 분이랍니다. 아울러 일본에게 상처받은 민족혼을 소리로서 어루만지고 위로해줬고 말입니다. 이런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노력의 자세도 참 멋진 자세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겠죠?

 

마지막 명창은 여성 명창 진채선 이야기랍니다. 물론, 이렇게 여성 명창이 나올 수 있게 기반을 만들어 준 분은 사고의 전환이 멋진 신채효 명창이랍니다. 하지만 그런 기반을 만들어 줬다 하지라도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처음으로 가게 된다는 것은 힘겨운 일이죠. 여성이 인정받지 못하던 시대에 여성으로서 명창이 될 수 있었던 그 이야기도 참 신 나네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은 두렵고 떨리며, 힘겨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설레는 길이기도 하죠. 우리 아이들이 모두 남들이 가는 길만이 아닌, 새로운 길도 발견할 수 있는 축복이 있으면 좋겠네요.

 

이처럼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명창들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답니다. 참 재미있으며, 또한 알찬 내용들을 담고 있는 좋은 책이네요.

 

[ 아주좋은날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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