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메다 소녀 - 테마소설집 : 십대의 성과 사랑을 말하다 바다로 간 달팽이 13
김도언 외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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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를 보내는 십대들에게 있어 가장 솔깃할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성이 아닐까? 물론, 어떤 분들은 우리 대한민국을 성공화국이라 말할 정도로 남녀노소 모두가 관심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처럼 십대들에게 관심이 많은 성과 사랑에 대한 한 가지 테마로 엮은 단편소설집이 바로 이 책, 『안드로메다 소녀』이다(이 제목은 이 책에 실린 단편 가운데 한 편의 제목이다). 도합 7명의 작가들이 쓴 7편의 단편소설들이 청소년들의 성과 사랑에 대해 때론 재미나고, 유쾌하게, 때론 슬프고, 안타깝고, 아프게, 때론 가벼우며, 때론 무겁고, 때론 에로틱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7편의 소설, 적다면 적다고 말할 수 있는 편수이다. 그럼에도 참 다양한 성에 대한 접근을 보여준다. 아무래도 성적인 호기심에 대한 모티브를 담고 있는 소설이 그래도 많은 편이다. 김도언의 「갈증」, 김유철의 「팬티」, 주원규의 「엑소 도둑」이 이런 성적 호기심, 갈망을 담고 있다. 물론, 약간씩 다른 주제를 담고 있지만 말이다.

 

「갈증」은 성적 갈망을 당당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모티브를 담고 있으며, 「팬티」는 성적 호기심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쩌면 청소년기의 남자 아이들이 모두 겪음직한 그런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나가고 있다. 「엑소 도둑」은 성적 갈망과 함께 순수하지 않기에 역설적으로 순수함을 지향하는 십대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이에 반해 조금 더 무거운 주제의 성에 대한 접근도 있다. 김해원의 「여수 여행」은 청소년의 임신을 다루고 있다. 임신한 소녀, 그리고 그런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 그들이 헤쳐 나갈 힘겨운 시간을 말한다. 이 단편소설을 읽으면서는 자꾸 얼마 전 미국의 쌍둥이 형제가 아빠에게 전화하여 커밍아웃을 전하던 동영상이 떠올랐다. 사랑하는 아들들이 평범하지 않은 사랑을 이야기했을 때의 아빠의 반응. 처음엔 하늘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반응이었지만, 그럼에도 난 너희들을 사랑한다는 그런 멋진 모습. 「여수 여행」 역시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그 절망의 시간이 더욱 두드러지지만 말이다.

 

박영란의 「수지」는 변두리 인생을 살고 있는 청소년들의 사랑을 다룬다. 할아버지의 슈퍼 배달 일을 하는 소년과 장애를 가진 소년과의 함께 하는 시간들. 그네들의 사랑은 어쩌면 욕망의 분출보다는 답답한 마음의 분출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런 분출은 탁 트인 옥상에서의 시간으로 표출된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이 제일 먹먹하며, 기억에 남는다. 남들이 보기에는 비정상인들의 사랑, 정상적이지 않은 사랑처럼 보일지라도, 그 사랑 역시 정상이라는 작가의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그렇다. 어떤 사랑이든 사랑은 정상이며, 아름답다.

 

정명섭의 「어른 되기 힘들다」는 추리라는 장르를 통해,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 철저한 사회적 약자인 성적 소수자들의 애환을 그려내고 있다. 특히, 성인이 아닌 청소년시기이기에 더한 그 불안감. 그리고 이러한 아이들을 돌보는 도서관 사서 선생님의 애틋한 노력. 아울러 이들을 눈감아주는 주인공까지. 때론 눈감아주는 것이 더 아름다운 모습임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자꾸 드러내고, 정죄함보다는 말이다.

 

전건우의 「안드로메다 소녀」는 다문화 사랑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서의 다문화는 어마어마한 다문화다. 자그만치 다른 별 외계인과의 사랑을 다루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함은 사랑은 아프다는 것. 그리고 비록 아픔이 있고, 비극적 결말이라 할지라도 사랑은 아름답다는 것이다.

 

우리 십대들뿐 아니라 청년들의 사랑이 어쩌면 인정받기 힘들지도 모른다. 사랑이 우선이 아니라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사랑이 때론 어설프기도 하며, 때론 단지 욕정의 분출일 수도 있다. 아울러 누군가의 사랑은 평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랑이든 당사자들에게는 아프고 힘겨운 시간이기도 하며, 가장 아름답고 절실하며 소중한 시간인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그네들의 사랑을 존중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아울러 우리 십대들 역시 사랑의 감정은 자연스럽고 피할 수 없는 것이기에, 이왕이면, 그 사랑을 아름답고, 당당하며, 순수하며, 책임질 수 있는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그럼으로 이왕이면 더 아름답고 소중하며 성숙한 사랑이 되면 어떨까? 물론, 그 가운데서도 아픔이 있을 테지만, 바라기는 우리 십대들의 사랑이 아플지라도 치유될 수 없는 상처가 되진 않길 소망한다.

 

[북멘토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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