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아이 프라이데이 사계절 1318 문고 97
한정영 지음 / 사계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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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영의 장편소설, 『오드아이 프라이데이』는 여러 부류로 분류할 수 있겠다. 청소년소설, 환경소설, 판타지소설 등으로 말이다.

 

우선 이 책은 “사계절 1318문고” 97번째 책이다. 그러니 청소년소설이라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내용에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있다. 예를 든다면, 고양이 프라이데이가 주인공 루미를 찾아와 먼 길을 온다든지, 괴롭힘을 당하는 루미를 구해준다든지, 새와 대화를 하는 장면들이 그렇다. 아울러 생명의 나무 역시 판타지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하지만, 그 주제에 있어서는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소설이다. 그렇기에 환경소설이라 말할 수 있다. 물론, 소설에서의 또 하나의 주제는 학교폭력이다. 처음 이야기의 전개는 학교폭력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진짜 작가가 의도하는 제1주제는 환경문제가 아닐까 싶다. 물론, 학교폭력 역시 작가가 의도하는 중요한 주제이지만 말이다.

 

먼저, 제목의 궁금증부터 풀어야겠다. ‘오드아이’란 ‘홍채 이색증(虹彩異色症)’을 말하는 것으로 양쪽 눈의 색깔이 다른 현상이다. 이 소설에서는 ‘오드아이’를 신화와 연결시킴으로 길을 찾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존재로 본다. 그래서 소설 속에서 오드아이인 고양이 프라이데이가 먼 곳에서부터 주인공을 찾아오고, 다시 자신의 집 강화도 석모도로 찾아가는 것이다.

 

‘프라이데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생명의 나무’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생명의 나무’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보금자리로서, 아픈 생명들을 낳게 하며, 죽지 않고 영원히 살게 하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 생명의 근원과도 같은 나무다. 그리고 이러한 생명의 나무를 지키는 오드아이 고양이가 있는데, 이 고양이를 ‘프라이데이’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마녀의 심부름을 하기 위해 금요일에만 나타나기 때문이란다. 물론, 이 모든 이야기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신화적 내용이다.

 

그러니, 이 소설 속에서 오드아이 프라이데이는 생명을 지켜내는 일과 연관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그 일에 심부름꾼으로 나서서 주인공 루미와 생명의 나무, 그리고 생명지킴을 위해 투쟁하는 수린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그럼 줄거리를 살짝 살펴보자.

 

루미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그것은 모든 고양이들을 금세 친구 삼게 된다는 것. 심지어 고양이들의 언어를 이해하기도 한다. 그런 루미의 특별한 능력을 이용하는 녀석들이 있었으니, 바로 형주와 그 일당 준호와 우진이다. 이들은 루미에게 고양이를 훔쳐오게 한다. 그리곤 그 고양이들을 팔아 이익을 챙기는 것. 일명, ‘고양이 셔틀’을 루미는 당하는 것이다. 요즘 학교폭력의 한 형태가 바로 이런 ‘셔틀’이다. 일진으로 이야기되는 녀석들이 먹잇감을 골라 그들에게 빵을 사오게 한다든지, 필요한 물건들을 가져오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소설은 바로 이런 학교폭력에 대한 고발과 경각심을 이야기한다.

 

다시 줄거리로 돌아가, 루미는 이들 형주 일당의 강요에 의해 고양이를 훔치게 된다. 그런 그들 앞에 나타난 고양이가 바로 오드아이인 ‘프라이데이’. 당연히 형주는 루미에게 희귀종인 ‘프라이데이’를 잡아오도록 하는데, 프라이데이 목에는 루미와 같은 모양의 펜던트가 달려 있다. 다름 아닌, 루미의 아빠가 생존했을 때, 구한 고양이들 가운데 하나인데, 당시에는 병에 걸려 죽어가던 고양이로 이 고양이가 석모도에 있는 생명의 나무의 힘으로 다시 살아나게 된 것.

 

이처럼 운명적으로 루미와 연결되어 있는 프라이데이에 의해 루미는 생명의 나무에게로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수린 누나를 만나게 된다. 수린 역시 루미처럼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바로 새들과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것. 석모도가 고향인 수린은 그곳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도요새들이 석모도 갯벌로 날아오게 하려는 싸움이었다.

 

왜냐하면, 그곳 석모도에는 리조트를 건설하려 애쓰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자신들이 리조트를 지으려는 갯벌로 새들이 날아오지 못하게 지능적으로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새들이 해마다 쉬던 이곳 석모도 갯벌에서 쉬지 못한다면 계속하여 날아가다 모두 죽게 될 텐데, 과연 수린과 루미는 함께 힘을 모아 새들을 구할 수 있을까? 그리고 자신을 괴롭히던 형주 일당에게서 루미는 어떻게 도망칠 수 있을까?

 

이 소설, 『오드아이 프라이데이』는 무엇보다 재미있다. 아울러 재미와 함께 학교폭력과 환경보존이라는 무거운 주제 내지 가르침도 주고 있다. 작가는 말한다. 자신의 작품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 작품 하나로 누군가의 가치관이 바뀌고, 그 일에 일생을 뛰어들게 된다면, 사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움직임이 될 수도 있다. 모든 변혁은 이렇게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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