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배달 왔어요!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71
박현숙 지음, 주미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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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건이는 아빠 직업이 창피하답니다. 아빠의 직업은 짜장면 집 배달원이랍니다. 짜장면 집 사장님도 아닌 배달원이 뭐란 말입니까? 물론 처음부터 두건이는 아빠 직업이 창피했던 건 아니랍니다. 처음엔 아빠가 좋아하며 하시는 일이니까. 그리고 어지간한 월급쟁이보다 더 수입이 많다고 엄마도 좋아하시니까. 아빠가 짜장면 집 배달하시는 것이 하나도 창피하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아빠 직업을 묻기에 대답해줬더니, 반응이 ‘에이?’였답니다. 그 때 두건이는 알았죠. 아빠가 하는 배달일은 ‘에이’라고 말할 정도로 별로라는 걸 말입니다. 그 뒤로 두건이는 밖에서 배달하는 아빠를 보면 모른 척 하기도 하고, 일부러 돌아가기도 한답니다. 친구들이 몰랐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죠. 특히, 민준에게는 더욱 감추고 싶은 비밀이랍니다. 민준은 새로 전학 온 친구인데, 뭐든 잘해 모든 친구들이 좋아하며 가깝게 지내길 바라는 아이랍니다.

 

하지만 언제나 원치 않는 일은 꼭 일어나고 말죠. 짝꿍이 된 민준이가 함께 집에 놀러가자 해서 갔는데, 민준 엄마가 짜장면을 시켜준답니다. 애써 다른 곳이 맛있다고 말했지만, 이사 온지 얼마 안 된 민준 엄마도 아빠가 일하는 두리각이 맛있다는 소문을 들었다네요. 사실은 이 모든 게 두건이 아빠가 열심히 일하기 때문이랍니다. 하지만, 두건이는 짜장면과 탕수육을 배달하러 올 아빠와 마주칠까 조마조마.

 

이렇게 아빠를 부끄러워하며 숨기고 싶어 하는 두건에게 놀라운 사건이 벌어졌답니다. 그건 바로 민준이가 엄마랑 함께 쇼핑을 하다가 소매치기를 만나 엄마의 지갑을 빼앗겼는데, 갑자기 나타난 두건이 아빠가 멋지게 강도를 제압한 거죠. 마치 소림사 주방장처럼 말이죠.

 

이 일로 인해 반 친구들은 그런 아빠를 둔 두건이를 모두 부러워하게 되었고요. 게다가 또 기쁜 일이 있네요. 이제 두건이네 아빠는 진짜 소림사 사장님이 된답니다. 그동안 열심히 일하여 짜장면집을 직접 운영하게 된 거죠. 사장님이 되어도 아빠는 여전히 배달 일을 하겠답니다. 그 일이 너무너무 좋기 때문이죠.

 

이 동화는 아이들이 자칫 아버지의 직업으로 인해 상처받을 것을 염려하는 마음에 창작된 동화랍니다. 우린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을 참 많이 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문제랍니다. 어떤 직업이든지 나쁜 직업이 아니라면, 그 일을 하며 행복해하고 보람을 느끼는 직업이 진짜 좋은 직업이랍니다. 아무리 남들이 부러워할만 한 직업이라 할지라도, 그리고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얻을 수 있는 직업이라 할지라도 본인이 그 일함을 행복해 하지 못한다면 사실 좋은 직업이 아니랍니다. 우리 친구들은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이렇게 살아가는 분들이 참 많답니다. 어쩌면 여러분의 아빠들도 그럴지도 모르고요. 그러니 여러분, 보이는 대로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이야기 속의 두건이 아빠처럼 자신이 하는 일이 행복하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직업이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아버지들이 가정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음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물론, 어머니들 역시 마찬가지고요. 부모님이 가정을 위해 애쓰는 그 모든 수고를 기억하는 자녀들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울러 아빠의 직업이나, 아빠의 소유의 많고 적음으로 친구를 사귀는 기준을 삼는 그런 부끄러운 모습이 우리 친구들에게는 없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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