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살려 주세요, 우리 형이 사춘기래요! 튼튼한 나무 3
소피 리갈 굴라르 지음, 장소미 옮김 / 씨드북(주)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나 좀 살려 주세요, 우리 형이 사춘기래요!』라는 이 책은 책 제목에 그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주인공 윌리엄네 가족은 상당히 복잡하다. 그래서 주인공은 자신의 가족을 ‘퍼즐가족’이라 부른다. 윌리엄의 아빠와 엄마는 모두 이혼의 경험이 있는 분들이다. 그렇기에 윌리엄의 가정은 재구성가족이다.

 

그런 윌리엄에게는 누나가 둘, 형이 한 명 있다. 큰 누나 모린과 형 그레그는 아빠가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들이다. 그러니까 이들과 윌리엄은 아빠가 같다. 또 다른 누나 엘레는 엄마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이다. 그러니 이 누나는 윌리엄과 엄마가 같다. 윌리엄은 이들 형과 누나들과 공통분모는 1/2인 것이다. 그래서 반쪽짜리 누나와 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복잡한 가족사가 문제는 아니다. 진짜 문제는 윌리엄에게 반쪽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형 그레그와 누나 엘레가 사춘기를 겪고 있다는 점. 이 둘 중에 더 큰 문제는 바로 그레그 형이다. 예전에는 동생 윌리암에게 우상과 같던 형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변신했다. 멋진 변신 로봇으로 바뀐 것이 아니라, 문어발 돼지로 바뀐 것이다. 게다가 진짜 문제는 이런 문어발 돼지 형이 일주일에 한번 함께 하던 관계에서 이제는 아예 윌리엄네 집으로 와서 윌리엄과 함께 방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사사건건 신경질을 내고, 약 올리고, 괴롭히는 반쪽짜리 형, 그리고 온통 지저분하게 방을 더럽히는 돼지 같은 형 그레그로 인해, 윌리엄은 고민하게 되고, 이 고민 해결을 위해 친구들과 함께 서클을 만들게 된다. 바로 ‘사춘기 구원을 위한 모임’이 그것이다. 과연 윌리엄은 친구들과 함께 힘을 모아 사춘기 형과의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을까?

 

이 책은 말 그대로 사춘기를 겪는 형제를 둔 동생들의 고민을 다루며, 그 고민을 해결해 나가는 멋진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게다가 재구성가족이라는 평범하지 않지만, 이제 어느덧 우리에게 익숙해진 가족형태를 통해, 그 안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화해 역시 보여준다.

 

가족의 화목함이야말로 삶의 가장 큰 힘이 아닐까? 가족이야말로 내가 세상 살아감에 있어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하고 말이다. 우리가 이것을 잊지 않으면 좋겠다.

 

물론, 사춘기라는 불안정한 시기를 생리학적으로 모두 겪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불안한 순간을 넘어, 가족의 화목을 그려내고 있음이 멋지다. 그렇기에 이 성장 소설은 재미있으며, 감동까지 선사하는 좋은 소설이다.

 

한 가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가족의 화목은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이야기 가운데서도 사춘기를 겪는 형 때문에 시작된 동생과 친구들의 ‘사춘기 구원을 위한 모임’을 통해, 형과의 화해를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기에 형과 동생의 화해가 이루어진다. 물론 위기상황도 있었지만 말이다.

 

우리네 가족의 행복은 어느 누구에게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각자가 먼저 손 내밀고, 먼저 애씀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네 가정 모두가 때론 사춘기와 같은 격동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만, 결국엔 그러한 시간조차 가족이 하나됨의 재료가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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