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수호자들 갈매나무 청소년문학 1
시몬 스트랑게르 지음, 손화수 옮김 / 갈매나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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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남학생과 예쁜 드레스에 관심이 있는 평범한 여고생인 에밀리에는 파티에 입고 갈 옷을 고르기 위해 쇼핑센터에 갔다가 그곳에서 점원 몰래 가격표에 스티커를 붙이는 소년을 만나게 된다. 그 소년이 붙인 스티커엔 이렇게 적혀 있다.

 

새 옷을 사서 기분이 좋은가요?

이 옷을 만든 노예들은 그렇지 않답니다.

<www.세상의 수호자들.com>

 

이 일로 인해 에밀리에는 “세상의 수호자들”이란 단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이 단체가 공정무역에 대한 활동을 하는 단체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점차 이들의 지향점에 매력을 느끼고 그 운동에 함께 하게 된다.

 

그곳 “세상의 수호자들”에서 만난 안토니오, 오로라, 라스, 그리고 리세와 함께 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작은 몸짓을 펼치게 되는 에밀리에. 과연 이들, “세상의 수호자들”은 그 미미한 움직임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이 소설, 『세상의 수호자들』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보다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고자 함이 아닐까 싶다. 작가는 여러 분야에 걸쳐 공정무역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물론, 작품속에서 공정무역을 위해 여러 활동들을 펼치는 청소년들, “세상의 수호자들”을 통해서 말이다. 의류, 쵸콜릿, 컴퓨터, 먹거리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노동력 착취를 이 책은 고발하고 있다.

 

우리가 입는 옷들을 만들기 위해 지구 반대편의 소녀들은 하루 종일 잠긴 작업장에서 미싱을 돌려댄다. 화장실도 마음껏 가지 못하며 말이다. 그것도 노동에 합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극히 적은 임금을 받으며 말이다.

 

뿐인가! 우리가 먹는 쵸콜릿을 만들기 위해 또 다른 지구 반대편에서는 어린아이들의 고사리 같은 손에 굳은살이 박혀가며 온종일 일을 한다. 마치 노예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실제 노예처럼 팔려온 아이들 역시 적지 않다.

 

컴퓨터를 만드는 작업장 역시 엄청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그곳에서 사용되어지는 물질들로 인해,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생명들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사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모두가 선망의 대상으로 삼는 S전자의 노동자들이 백혈병, 뇌종양, 여타 암으로 죽어간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가 즐겨 먹는 닭은 또 어떤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배달음식이 치킨이다. 그런데, 이 닭들은 차마 말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사육되어진다. 틱 낫한은 그의 저서 『화』에서 이렇게 사육되어지는 동물들은 그 안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것이 화 에너지가 되어 그것을 먹는 우리들에게 그 부정적 에너지를 그대로 전달해 준다고 말하기도 한다.

 

청소년소설인 『세상의 수호자들』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소설이다. 그렇다고 딱딱하다고 생각하진 말자. 대단히 재미있다. 재미와 문제의식을 함께 전하고 있다.

 

아울러 이런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세상의 수호자들”과 같은 운동들이 필요함을 말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이 운동이 무조건 옳다고 작가는 말하지 않는다. 그 안에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운동원들을 통해, 우리에게 운동이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옳을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아울러 주인공 에밀리에의 아버지의 노선을 통해, 또 다른 질문도 던진다. 과연 옳지 않다고 해서, 무조건 금하는 것만이 문제해결의 열쇠인가 하는 질문을 말이다. 물론 무엇이 옳을지, 운동의 방향성은 어떠해야 하는지, 우리의 선택은 어떠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판단은 독자 각자의 몫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무엇보다 우리들이 공정무역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들이 매일같이 소비해내는 많은 제품들 이면에는 우리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지구 반대편에서 어린 동심이 극심한 노동력 착취로 인해 파괴되고 있음을 말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원하는 바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노동력 착취의 현장들에 대해 알아야 한다. 알아야 관심을 갖게 될 테니 말이다. 아울러 우리가 이러한 부조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면, 그 관심이 가는 일에 어떤 방식으로든 행동함이 따라야 할 것이다.

 

사실, 관심은 사명이다. 우리가 자꾸 무엇엔가 관심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신이 우리를 부르며 우리에게 사명을 주기 위한 손길임을 기억하면 좋겠다. 물론, 이 관심은 이타적이며, 긍정적인 관심이어야 함은 말할 필요가 없고 말이다.

 

아울러 사명을 발견하면, 그 사명을 향해 삶을 투신하는 결단과 행동이 필요하다. 오늘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일을 감당한다면, 세상은 보다 더 나은 세상으로 자꾸 긍정적으로 진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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