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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상에서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 극한의 상황에서 깨닫게 되는 삶의 지혜
엘리슨 레빈 지음, 장정인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내가 정상에서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은 리더십에 대한 책이다. 저자 앨리슨 레빈은 에베레스트 정상 등반을 성공한 여성이다. 물론, 저자는 등반 성공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도리어 저자는 자신이 처음 에베레스트 등정에서 정상을 불과 60-70미터 앞두고 다시 내려와야만 했던 그 때의 경험에 더 많은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저자는 에베레스트뿐 아니라, 7대륙의 최고봉들을 등반했고, 북극과 남극마저 다녀왔다. ‘탐험가 그랜드슬램’을 이룩한 것이다. 그것도 어린 시절 심장이 좋지 않아, 심장 수술을 3차례나 했던 이력을 가지고 말이다. 저자는 바로 자신의 이러한 이력을 기반으로 하여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런 이력 자체가 독자들에게 더 큰 힘을 발휘하지 않을까 싶다.
먼저, 저자는 리더십은 앞에서 이끌어가는 책임자들만이 갖춰야 할 덕목이 아니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쳐야 하는데, 바로 이런 긍정적 영향을 저자는 리더십이라 말한다.
저자는 도합 11장에 걸쳐 자신이 직접 몸으로 체험한 에베레스트 등반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기반으로 리더십을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리더십을 정리하기보다는 저자가 말한 리더십 가운데 공감이 가는 부분을 언급해보고자 한다. 먼저,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환경을 통제할 수 없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오로지 환경에 어떻게 반응하느냐 일 뿐이다.” 그렇다. 우리는 날 둘러싸고 있는 환경 내지 문제들을 통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그 환경 앞에 우리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매달리는 것이 지혜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저자는 첫 번째 항목으로 준비를 철두철미하게 할 것을 말한다. 저자 본인은 에베레스트 등정을 준비하며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했는데, 그 가운데서 극단적인 준비를 했다고 말한다. 잠을 자지 않고 산을 오르고, 먹지도, 물도 마시지 않고 산을 오르는 훈련을 한 것이다. 왜냐하면 실제 상황에서 이런 일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이 항목을 읽으며, 이 첫 번째 항목이 저자가 마지막 항목으로 말하고 있는 실패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마지막 항목에서 실패를 껴안아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실패로부터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실패 자체가 극단적 훈련, 준비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베이스캠프에서 1번 캠프로 힘겹게 올라갔다가 하룻밤을 자고 다시 베이스캠프로 내려오고, 다시 올라 1번 캠프를 지나 2번 캠프까지 올라가 하룻밤을 지낸 후 다시 베이스캠프로 내려오고, 또 다시 올라가야 한다는 부분이었다. 왜냐하면 이렇게 할 때, 고산지대에 대한 적응을 하게 되어 실패의 확률을 낮추게 된다는 것. 그래서 저자는 돌아가는 것, 또는 아예 되돌아가는 것이 옳은 방향일 때가 있다고 말한다. 이 부분이 이 책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이 아닌가 싶다.
정상으로 가기 위해선 때로는 돌아가기도 하고, 때론 완전히 후퇴하기도 하는 그런 지혜를 갖춤이 참 리더십이라는 것. 우리 인생 역시 그렇지 않은가 싶다. 너무나도 앞만 보고 전진만 하는 우리들의 인생은 아닌지. 직진본능을 가진 사람이 진취적이라 생각하고 있진 않은지. 때론 우회하기도 하고, 때론 멈추기도 하며, 때론 되돌아가기도 할 수 있는 리더십이 갖춰지길 소망해본다. 더 높은 정상을 위해 말이다.
또한 저자가 독특하게 말하는 리더십이 있다. 바로 에고가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는 결코 독특한 리더십이 아니다. 에고란 이기심이나 또는 오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감, 내지는 자부심을 말한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하는 경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리더십이다.
아울러, 저자는 에베레스트 사망사고는 대부분 하산하는 과정에서 생긴다고 말한다. 이 부분을 난 이렇게 생각해봤다. 리더십에 대한 것이기에 참 리더십은 자리에서 내려올 때가 중요하다고 말이다. 물론, 저자는 이런 의도로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굳이 이런 생각을 해본 것은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의 하산이 아름답지 못한 리더들을 보기 때문이다. 참 리더라면 하산과정도 계획하고, 아름답게 건강하게 진행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