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는 없다 책콩 저학년 4
유순희 지음, 권정선 그림 / 책과콩나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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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산타를 기다리는 동생 하나가 안타깝답니다. 동생은 작년에 산타가 선물을 안 준 이유가 자신들이 사는 집이 지하에 감춰져 있어서 집을 찾지 못해, 모르고 지나쳤기 때문이라 생각한답니다. 그래서 동생 하나는 올해는 산타 할아버지가 자신들을 잊지 말라고 집 앞 은행나무에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들을 걸어놨답니다. 이런 동생의 모습이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산타를 믿지 않는 우주에게도 을씨년스럽던 은행나무보다 더 활기차 보이긴 하네요.

 

우주가 산타는 없다는 걸 알게 된 것은 유치원 때 산타 사건을 통해서랍니다. 유치원에 산타할아버지가 찾아오셔서 모든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가셨답니다. 그런데, 우주가 받은 선물은 그토록 받고 싶던 레고가 아니라, 자신이 너무 좋아해서 열 번도, 스무 번도 더 읽었던 닳고 닳은 자신의 책이었답니다. 게다가 책 뒷 표지엔 우주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고 말입니다.

 

그래서 알게 됐답니다. 아이들이 받고 싶은 선물을 카드에 적어 냈고, 유치원 선생님이 이 카드를 엄마들에게 보내, 선물을 받은 것을 말입니다. 레고를 살 돈이 없던 엄마는 우주가 제일 좋아하는 책을 포장지에 싸서 유치원에 보낸 것이고요.

 

우주네 집이 이렇게 경제적으로 힘들어지기 전엔 우주 역시 산타가 있음을 믿었답니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아침이면 우주가 원하던 선물이 배달되어 있었거든요. 하지만, 아버지가 운영하던 마트가 망한 후에는 달라졌답니다. 아무리 갖고 싶은 것이 있어도 산타는 선물을 주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이제 우주는 산타가 없다고 믿고 있답니다. 하지만, 동생 하나는 올해도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네요. 과연 올해에는 우주와 하나가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요?

 

이 동화, 『산타는 없다』는 참 마음을 아프게 하네요. 집안 형편이 어려워짐으로 산타가 없음을 알게 된 우주의 모습, 동심을 잃어버린 현실이 안타깝네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마음껏 사줄 수 없는 그 부모님의 마음은 또 얼마나 아플까 생각하니, 마음이 안타깝기만 하고요.

 

게다가 ‘두더지 굴’이라고 부르는 지하집으로 이사 온 이후, 우주네 가족 스스로 자신들이 모두에게서 잊혀져가고 있다고 생각함이 가슴을 먹먹하게 하네요. 크리스마스의 기쁨, 즐거움, 흥겨움 이면에는 어쩌면 더욱 상대적 슬픔에 힘겨워할 이들이 있음을 생각하게 되고요.

 

이처럼 마음 무겁고 우울한 내용들이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 켠을 따스하게 해주는 것은 자전거를 타다 다친 우주를 병원에 데려가 치료해 주는 예전에 살던 동네 빵가게 주인아저씨의 베푸는 손길이네요. 어쩌면 이런 분들이야말로 사랑을 배달해 주는 산타가 아닐까요? 산타는 우리가 이웃을 향해 어떤 자세로 서 있느냐에 따라 존재 여부가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고요.

 

산타의 선물은 무엇보다 가족이 함께 하는 것임을 작가는 말하고 있답니다. 가족이야말로 힘겨운 순간에도 서로를 견디게 하는 힘이죠.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행복, 그리고 서로를 향해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행복, 이러한 힘으로 힘든 상황에 처한 모두에게 기쁨의 선물들이 전달되길 소망해봅니다.

 

산타는 사실은 없지만, 우리 모두가 산타가 될 때, 산타가 있음이 진실이 될 수 있다면 좋겠네요. 어쩌면 작가가 의도한 것이 이것이 아닐까 여겨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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