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을 달리는 수피아 숨쉬는책공장 너른 아이 1
곽영미 글, 율마 그림, 남영은 감수 / 숨쉬는책공장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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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을 달리는 수피아』는 여성 할례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에 대한 그림책이랍니다. 그래서 그림책이지만, 저학년들이 읽기에는 어쩌면 무리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이 함께 읽고, 지구 반대편에서 ‘전통’이라는 불합리함 속에서 고통당하는 여성들에 대한 아픔을 함께 공유해 볼 수 있다면 좋겠네요.

 

그림책의 주인공 수피아는 여덟 살이고 케냐에 살고 있답니다. 비록 궁핍함 가운데 있지만,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고 있는 소녀랍니다. 그런 수피아의 언니 아미아는 이제 곧 진짜 여자가 된답니다. 그런데, 진짜 여자가 되기 위해선 할례를 받아야만 한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오랜 전통이기 때문입니다.

언니는 그 일이 두렵지 않다고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언니의 눈썹이 바르르 떨리고 있답니다. 언니가 할례 받던 날, 몰래 뒤따라갔던 수피아는 멀리서 들려오는 언니의 비명소리에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수피아는 자신은 커서 결코 할례를 받고 싶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어른이 된 언니는 결혼도 할 수 있답니다. 두려움 가운데서도 할례를 감수한 것은 할례를 받아야 어른이 되며,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언니는 늙은 아저씨와 결혼하고 마네요. 아빠가 염소와 설탕을 받아 버렸기 때문이랍니다. 이런 모습에 수피아는 결심합니다. 자신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입니다.

 

수피아의 결심처럼 많은 이들의 삶이 달라지면 좋겠네요. 전통이라는 괴물에 의해 고통당하는 이들이 없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지 못하고, 여성들이 약간의 재물에 팔려나가는 그런 모습도 이젠 없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도 수피아는 외친답니다. “난 엄마, 아빠를 사랑해. 케냐를 사랑해. 그리고 여자인 나를 사랑해. 걱정하지 마. 다 잘 될 거야.”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함께 잘못된 전통에 대해, 그리고 보장받지 못하는 인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네요. 책 뒤편에 나오는 여성 할례에 대한 설명을 함께 읽고 느낌을 말해보는 것도 좋겠고요.

 

수피아의 외침이 거짓 최면이 아닌, 진정한 외침이 될 수 있다면 좋겠네요. “걱정하지 마. 다 잘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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