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전 빛나는 우리 고전 그림책 시리즈 8
조혜란 글.그림, 권순긍 자문 / 장영(황제펭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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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냥년이란 부끄러운 말이자 욕으로도 쓰였던 이 말이 만들어진 건 바로 병자호란 때랍니다. 병자호란은 청나라가 우리 조선을 쳐들어온 전쟁이랍니다. 이 전쟁은 당시 나라를 지켜내야 할 정치인들과 군인들의 무능으로 인해 벌어진 전쟁입니다. 당시 모든 정치인들과 군인들은 남자들이었죠. 그러니 이 전쟁은 결국 남자들의 무능에 의해 벌어진 전쟁이라고도 할 수 있죠. 하지만, 전쟁의 피해는 항상 가장 약한 사람들이 입게 된답니다. 그래서 당시 약자들인 여성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죠. 특히, 수많은 여성들이 적군에게 포로로 끌려갔답니다.

 

그렇게 남자들의 무능으로 끌려갔던 여성들이 꿈에도 그리던 고향에 다시 돌아왔을 때, 그들을 기다리던 건 따뜻한 환대가 아닌, 부끄러움과 수치의 눈길뿐이었답니다. 여기에 더하여 “환향년”이라는 부끄러운 딱지를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달았답니다. 아마도 자신들의 부끄러움을 감추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참 비겁한 행동들이죠.

 

바로 그런 부끄러운 시대, 부끄러운 사건을 배경으로 기록된 책이 『박씨전』이랍니다. 물론, 새롭게 쓰여진 『박씨전』이고요.

 

박씨는 금강산의 신선 박처사의 딸이랍니다. 그런 그녀가 이 대감 댁에 며느리로 들어가게 된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박씨는 못나 터진 바윗덩이였답니다. 남편은 그런 아내 박씨가 못마땅했죠. 하지만, 시아버지 이 대감은 그런 아들을 꾸짖고, 며느리를 위해 별당을 지어준답니다.

그리고 그곳에 박씨는 복숭아나무들을 심는답니다. 못난 박씨이지만, 박씨에는 남다른 능력이 있네요. 시아버지가 입궁할 때, 입을 조복을 멋지게 만들기도 하고, 남편에게 건네준 연적은 신비한 힘이 있어, 답을 술술 쓰게 하네요. 아내 덕에 과거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남편은 아내에게 감사해 한답니다. 이런 남편의 모습에 바윗덩이 아내는 허물을 벗고, 원래의 예쁜 모습을 되찾았답니다.

 

이처럼 신비한 능력을 가진 박씨는 현명해서 청나라가 쳐들어올 것을 예견하기도 하네요. 자객을 무찌르기도 하고, 전쟁이 나자 적군 장수를 무찌르기도 한답니다.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당할 때, 그들을 보살핀 사람도 박씨랍니다.

이처럼 이 이야기는 여성 박씨를 초인적인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답니다. 그건 바로 남성들에 의해 상처받고, 버림받은 여성들, 남성들에 의해 오랜 시간 멸시받던 여성들에게 도리어 이처럼 커다란 능력이 있음을 말하고자 함이겠지요. 작가는 남성지배이데올로기 아래에서 고통당하였던 여성들을 재조명하고 있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나와 성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를 무시하거나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오랜 세월동안 남성들에 의해 여성들이 차별을 받았으니, 이제는 여성들의 권위가 바르게 세워질 수 있다면 좋겠네요. 물론, 그 역차별도 걱정스럽긴 하지만 말이죠.

 

지금은 세상이 많이 달라졌기에 여성들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죠. 하지만, 여전히 실제 삶 곳곳에서는 여성들이 차별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랍니다. 어느 누구도 성의 구분을 떠나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존중받게 된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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