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안 그래 돌개바람 35
오은영 지음, 양경희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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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안 그래』는 도깨비 이야기랍니다. 엉뚱깨비가 그 주인공이죠. 엉뚱깨비는 불만이 하나 있답니다. 그건, 아버지 김서방도깨비는 엉뚱깨비의 질문에 언제나 “원래 그래”하며 원천봉쇄한다는 겁니다. 엉뚱깨비는 “원래 그래”라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원래 그래’라는 생각만 바꾼다면 재미있는 일투성이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엉뚱깨비는 “원래 안 그래!”하고 외친답니다.

 

엉뚱깨비에게 소원이 있다면, 엉뚱깨비의 말에, “원래 그래”하며 대화를 단절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안 그래”하고 자신의 말에 동조해주는 그런 엄마를 갖는 겁니다. 하지만, 도깨비는 ‘원래’ 엄마가 없다네요. 하지만, 엉뚱깨비는 말합니다. “원래 안 그래”하고 말이죠. 과연 엉뚱깨비는 엄마를 갖게 될까요?

 

작가는 이 예쁜 동화를 통해 우리에게 말합니다. 전통, 관습, 고정관념에 그대로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의문을 품고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엉뚱한 것이 아닌 반짝이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맞습니다. 원래 그런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가 원래 그런 것이라 생각하는 것조차 첫 순간에는 창조적이고, 기발하며, 때론 개혁적인 것이었을 겁니다. 그러니, ‘원래 그래’하며 단념하거나, 그저 세월의 관성에 따라가기보다는 “원래 안 그래”하며 새롭고, 참신한 접근하며 끊임없이 변할 수 있다면,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반짝이는 아름다운 일들, 재미있는 수많은 순간들이 우리 앞에 펼쳐지지 않을까요?

 

물론 저자는 모든 것이 변하고 새롭게 접근되어야 할 것이라 말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끼리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 서로 배려해야 한다는 것, 정직해야 한다는 것 등등은 결코 변하지 않는 것들이라 말합니다.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인다면, 엄마라는 존재가 아닐까 싶네요.

 

엄마를 갖기 위해 애쓰는 엉뚱깨비가 이런 고백을 한답니다. “엄망, 엄망, 세상에서 제일 달콤한 말.” 그렇습니다. 엄마라는 존재는 언제나 우리에게 이런 존재 아닐까요? 세상에서 제일 달콤한 언어, ‘엄마.’ 또 한편으로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맺히는 습기찬 이름, ‘엄마.’ 우리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이처럼 변하지 않을 존재이기도 하죠. 그 엄마를 찾아 좌충우돌하는 엉뚱깨비의 매력 속으로 빠져 볼 수 있는 예쁜 동화랍니다.

 

또 하나 도깨비가 무시무시한 존재가 아닌, 너무나도 친근한 친구로 묘사되고 있음도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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