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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비 깨비 아기 도깨비 ㅣ 한무릎읽기
김원석 지음, 이용규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4년 10월
평점 :
외갓집에 간 빛돌이는 밤에 낭패를 겪게 됩니다. 배탈이 났는지 배가 아픈데, 외갓집의 화장실은 밖에 따로 있거든요. 게다가 어둡고 냄새나는 화장실이랍니다. 괜히 할머니가 낮에 해 준 도깨비 얘기가 생각나서 더욱 무섭네요.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 방에 돌아왔는데, 또 배가 아프고. 몇 차례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다가 결국 빛돌이는 화장실에서 도깨비를 만나게 된답니다.
달걀깨비이자 아기 도깨비인 깨비와 빛돌이의 만남, 그리고 둘 간에는 우정이 쌓이게 된답니다. 이제 아기 도깨비는 빛돌이를 따라 서울로 가길 원하네요. 그런데,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아기 도깨비를 미워하는 몽당깨비의 방해가 시작된답니다. 게다가 몽당깨비는 아기 도깨비가 갖고 있는 도깨비방망이를 탐내네요. 과연 아기 도깨비는 도깨비방망이를 지켜내고 무사히 서울에 정착할 수 있을까요?
『깨비 깨비 아기 도깨비』는 도깨비 이야기랍니다. 먼저, 도깨비가 실제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답니다. 귀여운 도깨비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이 동화는 도깨비와 사람간의 아름다운 우정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작가 선생님은 도깨비가 무시무시한 존재가 아닌,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는 귀여운 존재로 그려내고 있네요. 물론 무시무시한 힘은 가지고 있지만 말입니다. 도깨비의 존재유무를 떠나, 도깨비를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이 부럽네요.
그리고 이 동화를 읽으며 또 하나 생각해보게 되는 건, 옛날이야기 속의 도깨비가 오늘 우리 마음에서 사라져 버린 것은 우리의 마음이 그만큼 삭막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땅의 오염이 심각하여 도깨비가 살아갈 수 없게 된 원인이기도 하다는 작가 선생님의 논리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요.
우리가 더 편리한 세상에서 살게 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반면 그만큼 우리의 정서가 메말라 있다는 말이네요. 어쩌면 이 편리함을 지켜내기 위해 더 바빠져야만 하기에 어쩔 수 없이 메말라간 것은 아닐까요?
예전에 이런 도깨비 이야기가 풍성했던 것은 옛날 사람들이 더 무식하고, 비이성적이어서 라기보다는 그만큼 정서가 풍부하였기 때문 아닐까요? 그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죠.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믿는 아이들의 순수함이 어리석은 것만은 아니듯이 말입니다. 도깨비 이야기를 믿고, 마음에 아기 도깨비 하나 품을 수 있는 순수한 마음이 그리워집니다. 아울러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깨끗한 환경도 그립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