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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길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주경희 엮음, 원유미 그림, 이경묵 원작 / 파랑새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자녀를 향한 부모의 마음, 부모의 사랑은 어떤 말로도 표현이 불가할 것이다. 여기 자녀를 사랑하는 우직한 아버지들의 사랑이 듬뿍 담긴 동화가 있다(물론 실화다).
히말라야 산자락의 차 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닫혀진 시스템 안에 살아가고 있다. 다시 말해외부로부터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다는 말이다. 그런 차 마을에서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위해선 적어도 열흘은 걸어가야 한다. 이 길을 아버지와 함께 걷게 되는데, 그 길이 너무 위험하다. 낮엔 영하 20도의 차가운 칼바람을 이겨내야 하며, 얼음길을 가야 한다. 게다가 밤엔 영하 30도가 넘는 추위에 밖에서 잠을 자야 한다. 또한 유일한 통행길인 얼음길(차다강) 역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강이 빠른 속도로 녹아 더욱 위험해진 것이다.
물론 어린 아이들에게도 위험한 길이지만, 아이들을 보호하며 걷게 될 아빠들에겐 너무나도 힘겨운 길이다. 아빠들은 아이들이 1년 동안 생활할 짐들을 무겁게 등에 지고 걸어야 한다. 심지어 강물 속으로 들어갈 때에는 아이들이 젖을까 무거운 짐에 더하여 아이들까지 업고 건너야 한다. 실제 이 길에서 목숨을 잃는 일들도 많은 그 위험하고 힘겨운 길을 아빠들이 걷는 것, 그건 바로 자식사랑 때문이다.
이처럼 힘겨운 길을 자신들을 위해 걷는 아빠의 모습에 아이들이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할까? 게다가 그곳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몇몇 사람들만이 누리는 행운이기도 하기에 열심히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족한 것 없이 너무나도 편하게 공부하면서도 언제나 공부함이 가장 큰 유세인 것처럼 되어버린 우리네 모습을 돌아보며 부끄러워지는 이야기다.
힘겹게 자신들을 데려다주고 돌아갈 아빠에게 아들이 이렇게 말한다. “딴 짓 안 하고 정말 열심히 공부할게요. 집에 가고 싶다고 울지도 않을 거예요. 열심히 공부할게요. 그리고 생각해 봤는데요. 아마도 아빠가 없었으면 이곳에 오지 못 했을 거예요.” 이에 아빠는 말한다. “네가 없었다면 아빠는 오지 않았다.”(p.143)
여기에 모든 것이 담겨져 있지 않을까? 아버지의 헌신과 사랑을 알기에 딴 짓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자신들의 꿈을 향해 공부하겠다는 아이, 그리고 ‘네가 없었다면 아빠는 오지 않았다.’고 말하는 아버지의 말 안에, 왜 그 험한 길을 걸어야만 했는지가 오롯이 담겨 있다.
자식만은 잘 되길 원하는 그 아버지의 마음이 힘겨운 길도 마다하지 않고 걷게 하는 원동력이다. 우리네 부모님들이 모두 우릴 이렇게 기르셨다. 우린 그 부모님의 사랑과 헌신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본다. 아울러, 이런 사랑으로 자녀를 대해야 할 것이며, 또한 부모님의 사랑에 보답하는 인생이 되길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