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살롱 그 남자애 새움청소년문학 2
정지혜 지음 / 새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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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들은 책을 잡으면 무조건 끝까지 읽어야 책을 놓는다는 분들이 계시다. 물론 내 얘기는 아니다. 난 책을 한 번에 끝까지 읽는 책들이 드물다. 아니 그리 많진 않다는 표현이 더 옳겠다. 그런 내가 책을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는 이 책, 『헤어살롱 그 남자애』. 그만큼 이 책은 흥미롭고 재미있다. 물론, 무겁지 않고 가볍다는 것, 그리고 길지 않은 분량이라는 것 역시 한 몫 했을 것이다.

 

설정 자체가 참 흥미롭다. 주인공 장필승은 고3이다. 그리고 이 녀석의 평소 지론은 “헤어의 완성은 ‘얼굴’이다”라는 것. 무슨 말인고 하면, ‘얼굴’이 완벽한 자신은 머리쯤 어떻게 자르던 상관없고, 패션쯤 어떻게 입건 상관없다는 것. 참 재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데, 이 녀석이 정말 밥맛인 건, 얼굴뿐 아니다. 공부도 항상 전교1등이다. 12년 동안 줄곧. 게다가 운동도 잘 한다. 그러니 정말 완벽한 녀석이다.

 

이 녀석만 그런가? 아니다. 그 누나 역시 완벽한 여성이며, 아버지, 어머니는 두 번째로 완벽한 남성, 여성이다. 왜냐하면 첫 번째는 자신과 누나니까. 정말 재수 없는 가족이다.

 

이런 무지 잘난 이 가족이 장필승의 이발 한 번 때문에 꼬이기 시작한다. 난데없는 뱀파이어 소동에 연루되고 만다. 그 소동의 결말은 과연 어찌 될까?

 

우주 최강 외모와 뱀파이어라는 색다른 주제의 결합이 참 흥미롭기도 하다. 유쾌한 이 이야기의 전개는 반전이 거듭 되기도 한다. 가장 주된 반전은 외모로 어떤 고민도 없을 것 같은 장필승이 결국엔 남과 다름을 고민하게 된다는 점. 고민하는 아들에게 건네는 아빠의 충고가 아마 이 이야기의 결론 쯤 이해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사람은 모두가 다르게 태어난단다. 그래서 다르다는 건 특별한 게 아니야. 당연한 일이지. 그렇지만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다르다는 건 특별한 일이기도 해. 우리는 모두 특별하지만 특별하지 않은 존재야. 그러니까 아빠 말은 모두가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사람이라는 거. 그래서 하나하나가 더욱 빛난다는 거. 살아가면서 견디기 힘든 때가 많이 찾아올 거야. 그럴 때 마다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너는 세상에 딱 하나뿐인 소중한 사람이라는 거.”(p.240)

그렇다. 이 유쾌한 이야기, 또 어떤 이에게는 무지 재수 없는 이야기의 결말은 각자의 자존감을 갖길 바라는 따스한 마음이 아닐까 싶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책에도 온기가 있다”는 표현의 의미가 아닐까? 그 온기와 재미 안에 빠져들어 볼만한 작품이다. 저자의 첫 작품이라는데, 다음 작품도 기다려진다.

 

[새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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