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스킨 상상의힘 청소년문고 2
샤론 G. 플레이크 지음, 여상훈 옮김 / 상상의힘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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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다루고 있는 큰 주제는 외모 콤플렉스에 대한 것이다. 그래서 제목도 『더 스킨』이다. 말레카는 남들보다 피부가 검다. 유독 많이 검다. 그래서 자신을 놀리는 친구들이 많다. 물론 처음 시작은 존-존이란 녀석이 시작했다. 그 일로 인해 말레카는 많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게 된다.

 

게다가 말레카는 옷 입는 것도 내세울게 없다. 아니, 옷 입는 것 때문에 더 놀림을 받기도 한다. 왜냐하면, 말레카가 입는 옷들은 모두 엄마가 직접 만들어준 옷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 입는 옷들에 비해 예쁘지 않고, 어설프다. 하지만, 그럼에도 말레카는 이 옷들을 입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이 옷들이야말로 엄마가 다시 세상으로 나오게 된 동인이었기 때문이다.

 

말레카의 아버지는 몇 년 전 갑자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 일로 엄마는 세상과 담을 쌓았었다. 하지만, 다시 세상으로 나오는 날 엄마는 재봉틀을 구입했고, 그 때부터 말레카의 옷을 직접 만들어 준다. 이처럼 엄마를 세상에 다시 불러낸 옷들이지만, 말레카에게는 놀림의 재료에 불과하다.

 

그런 말레카의 학교에 새로운 선생님이 오시는데, 선생님의 얼굴은 한쪽이 얼룩져 있어 마치 괴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선생님은 언제나 자신의 외모에 당당하다. 이런 모습을 통해, 말레카는 자신의 외모를 사랑하게 될까?

 

글짓기를 좋아하는 말레카의 글 중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아빠는 늘 말했어. 아름다움은 그걸 알아보는 사람 눈에만 보이는 거라고.” 그렇다. 아름다움은 그걸 알아보는 사람 눈에만 보인다. 우린 먼저, 내 외모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외모를 사랑할 때, 자신감이 생기고,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어느 남자 가수의 고백을 듣고 그 가수를 좋아하게 된 적이 있다. 객관적으로 보기에 결코 잘 생기지 않은 외모, 그리고 남들보다 긴 팔, 그렇기에 사람들에게 원숭이를 닮았다고 놀림 받을 법한 외모를 가진 그 가수는 자신은 여태껏 자신의 외모가 못생겼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도리어 자신은 자기 얼굴이 맘에 든다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모습이 정말 멋져보였다. 그 뒤로 그 가수를 좋아하게 되었다. 자신의 외모에 항상 자신 있는 그는 국내 굴지의 연예인회사의 대표이기도 하다. 게다가 그의 긴 팔은 모 예능프로에서 농구를 하는 모습에서 진가를 발휘하기도 한다.

 

그렇다. 자신의 외모를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멋진 일인가! 말레카뿐 아니라 우리 모두 나의 외모를 사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온통 성형으로 얼룩진 우리 모습이 어느 땐 부끄럽기도 하다(물론 성형을 해야 할 상황도 없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네 모습이 과한 것만은 분명한 듯싶다).

 

이 소설의 또 하나의 주된 주제는 학교폭력이다. 외모로 인해 놀림만 받던 말레카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여학생 중 일진인 샤를리즈에게 달라붙게 된다. 공부를 잘 하는 말레카는 샤를리즈의 숙제를 해주며, 샤를리즈의 보호를 받는다. 또한 매일 아침 학교에서 샤를리즈가 공급해 주는 옷으로 갈아입기도 한다. 하지만, 샤를리즈는 결코 말레카의 친구가 아니다. 샤를리즈에게 말레카는 그저 말 잘 듣는 부하에 불과하고, 때론 자신의 화를 풀 대상이며, 자신의 성적을 올려줄 도구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샤를리즈 일당과 붙어 다녀야만 하는 말레카의 고민을 소설은 잘 보여준다. 특히, 샤를리즈로 상징되는 힘 있는 자의 약자를 향한 폭력은 소설을 읽는 내내 분노를 일으킨다. 게다가 인간이 참 악하고 야비하며, 끝까지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마음대로 유린하며 마음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

 

이런 폭력을 해소해내는 가장 큰 요소는 이 소설에서는 말레카의 용기다. 두려움의 벽을 깨뜨리고 나올 때, 폭력에 의한 희생을 벗어나게 된다. 이러한 용기는 말레카의 자기 성찰에서 비롯된다. 소설 속에서 말레카의 글쓰기가 그 역할을 한다. 또한 이런 용기에 더하여 말레카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남자친구 칼렙의 도움도 한 몫 한다. 홀로 서기 어려울 때, 누군가의 도움이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오늘 이 땅의 청소년들이 힘겨워 할 때, 곁에는 친구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다면...

 

이 소설은 청소년들의 고민을 솔직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결말이 약간 짜임새가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점이다. 왠지 서둘러 끝을 맺는 모습이 없진 않다. 그럼에도 참 좋은 소설이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청소년들이 자존감을 되찾게 되길 소망한다.

 

[ 상상의힘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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