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불 - 박은종 동시집 아동문학 보석바구니 6
박은종 지음 / 재미마주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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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번 도서출판 재미마주에서 출간된 동시집 『초롱불』은 1958년 인간사에서 간행된 박은종 시인의 『초롱불』 초간본 을 다시 발간한 책이다. 표지 그림 및 본문의 그림 역시 당시의 그림 그대로 살려낸 것들이다. 그래서 마치 근대역사박물관에서나 봄직한 아우라를 풍겨낸다.

 

은종은 박화목 시인의 호이다. 평생 기독교적 신앙을 바탕을 작품 활동을 했다는 박화목 시인의 『초롱불』에는 유명한 가곡 “보리밭”의 원작인 <옛 생각>이 수록되어 있다. 그 외에도 박화목 시인의 또 다른 유명한 시는 동요 “과수원길”이 있다.

 

이처럼 유명한 시인의 동시집 『초롱불』의 전체적 분위기는 목가적인 분위기이다. 대부분의 동시들이 마치 정겨운 고향 시골 풍경을 보는 듯 느껴지는 내용들이다. 초가집의 풍경, 저녁 어름의 달그림자, 눈 온 날 아침의 새하얀 풍경, 초가지붕이나 담에 주렁주렁 매달린 박넝쿨, 뒹구는 가랑잎 등 시인은 한가로운 시골 풍경을 찬미한다. 물론, 시골 풍경의 한가롭고 여유로운 느낌은 다른 시각으론 적막하고 한적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또한 시인은 허수아비의 허허로운 모습에서 외로움의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며, 또 다른 시에서는 사랑하는 이를 향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그려내기도 한다.

 

많은 동시들 가운데 엄마와 아이의 관계, 사랑을 잘 느낄 수 있는 시 한편을 올려본다.

 

창 바깥에 흰 눈이 / 소복소복 내리는데 //

빨 - 간 창문에 / 아기 그림자 비쳤다. //

밤 한 톨 구어 달라 조르는 게지 / 대추 한 움큼 조르는 게지 //

사박사박 눈 길 위에 / 강아지 한 마리 지나가는데 //

빨 - 간 창문에 / 엄마 그림자 비쳤다. //

밤 한 톨 구어서 주려는 게지 / 대추 한 옴큼 주려는 게지.

< 창 > 전문

 

밤 한 톨, 대추 한 움큼에도 세상을 다 얻은 듯 만족할 아이와 비록 작은 것을 건네주지만, 그 안에 담겨진 엄마의 커다란 사랑이 느껴진다.

 

한 동안 겨울왕국이 한반도를 휩쓸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엘사 인형 하나에 8백 만 원이나 하는 놀라운 사실(물론 한정판)에 입을 다물 수 없다. 또한 이보다 훨씬 싸긴(?) 하지만, 80만원하는 겨울왕국 캐릭터 인형은 순식간에 품절되었다 한다. 이처럼 어쩐지 다른 세상에서 사는 듯 여겨지는 이들은 결코 느껴볼 수 없는 정겨운 정서의 시가 아닐까?

 

풍요로워 진만큼 어쩌면 삭막해진 이 시대에 옛 동시집을 읽으며, 우리 아이들의 정서를 함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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