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이 없는 이야기 - 장경철, 민혜숙의 묵상과 시
장경철.민혜숙 지음 / 더드림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 『다함이 없는 이야기』는 부부가 함께 만든 책이다. 서울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인 장경철 교수와 그의 아내 민혜숙 사모가 함께 만든 흔적이다. 물론, 아마도 딸인 듯싶은데, 딸의 시도 책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남편은 묵상의 글을, 아내는 묵상의 시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먼저, 부부가 함께 글로 만나고 하나의 작품을 만들고 있음에 참 보기 좋다는 생각이 든다.

 

글도, 시도 편안하게 읽히는 내용이다. 교수의 글이라고 해서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물론, 신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어쩌면 비기독교인들에게는 거북한 내용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대체로 편안한 글이기에 비기독교인들 역시 읽기에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일상의 행복, 일상 가운데 누리는 선물, 일상 가운데 맛보는 은혜를 이야기한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을 하나의 주제로 묶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에 몇몇 와 닿은 내용을 언급해본다.

 

‘흔적’이 인상 깊게 와 닿는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장교수는 『흔적신학』이란 책도 집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하나님을 만나는 일상 가운데서의 흔적들을 이야기하는 듯싶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가운데, 그리고 내가 있는 바로 이 자리에서도 우리는 수많은 하나님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고, 그 가운데 계신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흔적 자체가 아닌, 흔적을 남긴 그 본체를 만나는 것이리라!

 

이것을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한다면, 우리가 일상의 삶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는 것,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은혜는 흔적에 불과하다. 흔적을 통해, 본체, 본질을 만나지 못한다면, 흔적은 도리어 본체를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분명, 흔적은 하나님을 만나게 해주는 도움이 되고, 어쩌면, 하나님께서 남기신 신호가 될 수도 있다. 또한 그 흔적 안에 하나님이 계시기도 한다. 하지만, 흔적은 하나님이 아니다. 우리가 이 구별이 없다면, 신앙이 변질될 수도 있겠단 생각을 저자의 글을 읽으며 해본다. 우리는 흔적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을 붙잡아야지, 흔적을 느끼고 만족하면 안 된다. 흔적을 붙잡는데 몰입해서도 안 되고 말이다.

 

또 하나 인상 깊은 내용은 장교수가 말하는 ‘옮김’의 축복이다. 이것을 말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이야기하고, 딸들의 양말을 이야기하는데, 아무튼 좋은 것을 옮긴다는 것의 축복을 글을 읽으며 묵상해본다. 우리가 어떤 것을 옮기느냐에 따라, 내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선하고 좋은 것들만을 옮긴다면, 분명, 그 선함, 그 좋음에 나 역시 물들게 될 텐데, 혹여 내 삶이 좋지 못한 것들을 옮기는 인생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장교수가 거듭 말하는 ‘반복’의 은혜 역시 마음에 와 닿는다. 한 번에 인생 역전이 이루어질 수도 있겠지만, 시간과 횟수에 안에 담긴 힘을 묵상해보게 된다. 내 삶은 정말 간절함을 담아 그 일에 시간과 횟수를 가지고 공략하고 있는지, 아님, 경박한 시도와 실패로 주저앉고 있진 않은지 반성해본다. 무엇을 하든 간절한 열망을 가지고, 그리고 꾸준한 끈기를 가지고 시간과 횟수를 공략할 수 있는 것, 이것 역시 이 책을 통해 생각하고 다짐하게 되는 내용이다.

 

또 한 구절이 마음에 새겨졌는데, “나무는 잎사귀를 만들어낼 때, 작은 것이라고 하여 아무렇게나 만들지 않았다.”는 구절이다. 그렇다. 나는 과연, 이런 자세로 작은 것들을 대하고 있는가? 혹, 적은 대상이라고 하여 소홀하고 있진 않은가 반성해본다.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최선을 다해 내 인생 가운데 내어놓을 때, 결국 울창하고 생명력 넘치는 잎들의 축복이 주어지게 됨을 생각해본다.

 

가볍게, 하지만 많은 것을 생각해보며 묵상할 글과 시,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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