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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잘될 거야!
마나 네예스타니 글.그림, 유달승 해설 / 돋을새김 / 2014년 7월
평점 :
이 책은 개혁적 성향을 가진 시사 만평가 마나 네예스타니의 시사 만평을 모아 놓은 작품집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 활동으로 인해 수감되기도 한 작가는 결국엔 정치범으로 이란에서 추방당하여 현재 파리에 망명중이다.
이러한 작가의 작품들은 모두 시사성을 띠고 있다. 특히 이란과 시리아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탄압에 대한 내용들과 이로 인한 자유를 꿈꾸는 주제들이 주를 이룬다. 이외에도 예술을 향한 검열, 핵무기에 대한 경고, 종교적 갈등, 사회적 불평등(여성, 아동, 성소수자 등)에 대한 작가의 고발, 그리고 결코 괜찮을 일이 없는 현실 속에서도 꿈꾸는 희망, 그리고 고난 가운데서의 유머 등을 담고 있다.
단순한 그림이 때론 글보다 더 힘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하는 만평들이다. 많은 작품들 가운데 몇 개만 올려본다.
“탄압”이란 제목의 작품이다. 이란의 반체제운동인 녹색운동에 대한 탄압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 그 탄압으로 인한 결과는... 결국 그 탄압은 자신들에게 욕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작가의 유머가 느껴진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녹색이 노란색으로 바뀔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두 가지를 생각해본다. 첫째, 거짓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운 인생을 설계하고 실제 그려나간다. 그리고 믿는다. 내 인생은 아름답다고. 하지만, 결코 아름답지 못하다. 그 위 권력의 군홧발에 짓이겨지기 일보직전의 상태.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행복한 인생, 아름다운 인생에 불과하다는 것.
둘째, 공권력의 군홧발은 끊임없이 민중을 억압한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희망을 그려내고, 아름다운 인생을 꿈꾸는 모습이 민중의 삶의 모습이다.
“주의: 부서지기 쉬움”이다. 마나 네예스타니의 만평에는 이처럼 군화와 꽃이 많이 등장한다. 군화는 민중을 유린하는 공권력일 테고, 꽃은 힘없어 언제나 밟히고 꺾이는 민중, 하지만 그 가운데서 포기하지 않고 다시 피길 꿈꾸는 희망, 그리고 그들이 흘리는 붉은 피를 상징하는 듯싶다. 민중은 언제나 힘이 없다. 하지만, 결코 약하지 않다. 때론 그 약함에 공권력에 구멍이 뚫리기도 한다. 부서지기 쉬운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꽃일까? 아님 군화일까? 그래서 권력자는 언제나 연약한 민중의 소리를 두려워하는 것 아닐까?
“저를 따라 오세요(Fallow me)”
누군가 벽에 붉은 선을 그었다. 그리고 따라오길 바란다. 그 선을 따라가 본다. 반듯하게 이어지던 선이 갑자기 아래로 떨어진다. 하지만, 다시 이어진다. 계속 이어지던 선이 다시 아래로 떨어진다. 그리고 다시 이어진다. 이어지던 선이 다시 아래로 떨어졌다. 그리고 그 아랜 붉은 펜이 놓여 있다. 잠시 망설이던 그는 펜을 주워 끊어졌던 선을 다시 이어간다.
이것이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반드시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누군가 해 오던 그 일이 무엇에 의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끊어졌다(권력의 탄압에 의해서일수도, 본인의 변절에 의해서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사라졌다. 하지만, 또 누군가 그 뒤를 잇는다. 계속하여... 결국 내 차례가 되었다. 물론 망설임이 없지 않다. 하지만, 결국엔 펜을 들고 선을 이어간다.
그리고 마지막은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다. 힘겹다. 중간에 올가미에 걸려 넘어질 수도, 인생이 끝날 수 있다. 하지만, 끝까지 간다. 저 희망, 자유, 새 시대를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