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 장편소설
이재운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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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백성을 구하지 않아도 백성은 나라를 버리지 않는다.”

 

이재운 작가의 소설 『이순신』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문구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얼추 추측케 한다.

 

백성을 구하지 않는 나라, 백성을 구하지 않는 정치, 백성을 구하지 않는 군대, 이 모습이 임진왜란 당시의 모습이다. 이는 본질을 상실한 껍데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여전히 보게 되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순신 장군에 대한 모든 소설들은 어떤 관점으로 써 내려갔든지, 이것을 느끼게 한다. 끊임없는 정당, 파당정치로 인해 부끄러운 모습만 보여주는 조정. 하지만, 그럼에도 이순신은 언제나 원칙을 지키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

 

군인이란 신분은 자신의 권력을 만들어 가는 자리도 아니요, 자손대대로의 부귀영화를 계획하는 자리도 아니다. 군인이란 자리는 백성들을 지키며, 피를 흘리며, 때론 목숨을 바쳐야 하는 자리이다. 물론, 역사 가운데, 군인의 자리를 자신의 권력을 만들어 가는 자리로 인식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순신은 아니다. 이순신은 이 원칙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랬기에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 아닐까?

 

반면, 백성을 위하고 지켜야 하는 자리에 있는 벼슬아치들이 당파싸움이나 하고, 자신의 안위에만 관심이 있는 국가는 망할 수밖에 없는 국가이다. 그것을 임진왜란 당시의 조정이 잘 보여주고 있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내 편이냐, 네 편이냐를 따지는 정치는 냄새나는 쓰레기와 같은 모습일 뿐이다. 이 책은 이순신의 전투에만 관심을 두지 않고, 바로 이러한 부분을 잘 묘사해 주고 있다.

 

이광이 이순신에게 하는 말을 빌어, ‘죄는 만드는 거지 짓는 게 아니야.’라는 작가의 외침이 가슴에 와 닿는다. 우리의 역사 가운데, 얼마나 수많은 죄가 만들어 졌는가? 이것을 소설 이순신은 우리에게 질문한다. 오늘은 어떠냐고. 험담과 시기질투에 의해, 모함에 의해 옥에 갇히고, 고문을 당하고, 백의종군 하였던 이순신이 그 시대에만 있었냐고 말이다. 오늘날에는 이런 못된 모습들은 없으리라 믿고 싶다. 정말로...

 

소설 『이순신』을 읽으며 또 이런 생각도 해본다. 당시 자신의 부귀영화만 위해, 그리고 파당 정치를 위해 무고한 생명을 빼앗았던 자들, 특히 우리의 영웅 이순신을 모함하고, 백성을 버린 자들, 그들이 당시에는 모든 것을 누리고, 잘 살았던 것처럼 여겨질지라도, 그들의 이름은 오늘날까지 후세에 전해지고 있음을 말이다.

 

오늘 이 땅의 정치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어느 편이 정권을 잡든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역사가 심판할 날이 있음을 이 시대의 정치가들 모두가 기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바라기는 이순신과 같이 진정성을 가지고 백성들을 위하고, 나라를 위하는 지도자, 무엇보다 책임 질 줄 아는 지도자를 이 시대는 갈망하고 있음을 이 땅의 지도자들이 기억할 수 있길 소망한다. 그것이 이 시대가 이순신에 열광하는 이유이다.

 

[ 책이있는마을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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