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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믹코믹 - 빅뱅을 발견한 사람들 ㅣ 푸른지식 그래픽로직 1
아메데오 발비 지음, 김현주 옮김, 로사노 피치오니 그림, 이강환 감수 / 푸른지식 / 2014년 9월
평점 :
『코스믹코믹』은 빅뱅 이론을 만들어간 사람들, 즉 빅뱅 이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여러 과학자들의 흔적을 마치 퍼즐을 맞추듯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책이다. 어려운 이론을 설명한다기보다는 빅뱅 이론을 만들어간 여러 사람들을 나열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또한 우리가 알기 쉽도록 만화로 말이다. 비록 딱딱한 내용이지만, 만화이기에 접근이 용이하다.
빅뱅 이론은 한 마디로 우주가 생기기 전 초고밀도의 미지의 물체가 있었는데, 이 물체가 갑자기 폭발하여 우주를 이루게 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을 만들게 된 가장 주된 논리는 지금도 우주가 조금씩 확장되어져 간다는 관찰을 통해서이다. 우주가 계속하여 확장되어져 가는데, 그렇다면, 역으로 추적해 보면, 이 우주가 하나의 물체였을 수 있다는 가설에서 시작한다. 물론, 이런 가설 역시 한 사람이 내 세운 것은 아니다. 각기 시간을 초월하여 여러 과학자들이 이런 주장을 하였다.
여기에 또 하나의 주된 과학적 업적은 1978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아노 펜지어스와 밥 윌슨의 업적이다. 이들은 전파 천문학 관측을 위한 안테나 연구를 하였다. 그런데, 계속하여 그들의 안테나에 잡음이 잡히는 것. 이 소음을 해결하기 위해 그들은 웃지 못 할 노력들을 계속한다. 안테나에 둥지를 튼 비둘기 때문이라 생각하여, 비둘기를 쫓기도 한다. 하지만, 어떻게 하여도 계속하여 소음이 잡히는 것.
또 한 쪽에서 다른 과학자들은 빅뱅 이론이 증명되려면, 빅뱅이 일어날 때 생성된 엄청난 열이 지금도 우주 공간 어디엔가 복사열로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 하에, 이 복사열을 찾기 위한 작업을 계속해 나간다(이 열을 우주배경복사라 부르는데, 이는 빅뱅현상이 일어난 직후 아주 뜨거워졌던 열이 수십억년이 흐르는 동안 우주 팽창과 함께 냉각되었지만, 아직 남아 있을 것이라 여겨지는 열이다). 이들이 꿈에도 찾길 원하는 그 복사열에서의 신호가 바로 아노 펜지어스와 밥 윌슨이 소음이라 여겼던 바로 그 소리다.
빅뱅의 흔적이 될 수 있는 우주배경복사열에서 잡히는 신호였던 것. 사실 이들은 빅뱅의 흔적을 찾기 위해 그 신호에 매달렸던 것은 아니다. 단지 그들은 전파를 통한 천문학 관측을 하려는데, 지울 수 없던 잡음에 대한 문제해결을 위해 매달렸던 것. 그럼에도 다른 과학자들이 꿈에도 발견하길 원했던 신호를 잡아냈던 것. 이 공로가 인정되어 이들은 노벨 물리학상의 영예를 누리게 된다.
어쩌면, 무시하고 작업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다 더 확실한 연구를 위해 잡음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다. 결국 그 잡음이 잡음이 아닌, 우주에서 잡힌 신호임을 알게 된 우연(?). 빅뱅 이론의 증거가 되는 그 작업이 이처럼 우연에 의한 것임이 재미있다.
물론, 『코스믹코믹』이 빅뱅이론에 대해 명확하거나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진 않다. 하지만, 빅뱅 이론이 나오게 된, 그 배경을 이루는 학자들의 작업들을 마치 퍼즐을 맞춰가듯 제시해 주고 있다. 이 퍼즐을 하나하나 따라가는 가운데,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 할지라도, 아하 빅뱅 이론이란 것이 이런 것이겠구나. 그리고 이러이러한 사람들이 그 이론을 탄생시킨 못자리가 되는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울러, 이것 역시 하나의 가설임을 저자는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저자는 마지막에 이렇게 끝맺고 있다.
“이 이론에는 납득할만한 증거가 있을지... 그건 아무도 모른다. 우리가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지금으로서는 그렇다.”
그렇다. 지금으로서는 그렇지만, 언젠가 우주의 탄생 비밀이 밝혀질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밝히기 위한 수많은 노력이 있었음이 중요하다.
[ 푸른지식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