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주란 꽃이 필 때 - 토끼섬, 자연, 제주이야기 노란돼지 창작동화
김재황 글, 가아루 그림 / 노란돼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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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기는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답니다. 승기 아버지는 할아버지와 함께 배를 타고 고기 잡으러 나가셨다가 태풍을 만나 돌아가셨답니다. 그리고 3년 뒤 엄마마저 시름시름 앓다 하늘나라에 갔고요. 그래서 승기에겐 할머니밖엔 없답니다.

 

승기가 사는 마을은 제주도 하도리 바닷가 마을이랍니다. 이곳 하도리 앞엔 토끼섬이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 썰물 때면 걸어 갈 수 있는 작은 섬인 이곳엔 문주란이란 예쁜 꽃이 자생군락을 이루어 피어나곤 한답니다. 이 꽃은 승기에겐 아픈 사연이 있는 꽃이랍니다. 왜냐하면,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사고를 당한 그 때가 바로 문주란 꽃이 예쁘게 피어났던 때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사실 문주란은 승기에게는 습기찬 꽃입니다. 다시 말해, 문주란을 보면, 승기는 슬퍼질 수밖에 없는 꽃이란 말입니다. 하지만, 이 습기찬 꽃, 문주란은 승기에겐 너무나도 소중한 꽃으로 승화된답니다. 이 하얀꽃은 승기가 가장 사랑하는 할머니의 하얀 머리카락을 닮았거든요.

 

문주란은 오래 살아서 ‘만년초’라고 불린다는데, 승기에겐 어쩌면, 문주란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일 수도 있겠네요. 사랑하는 할머니, 문주란을 닮은 할머니가 문주란처럼,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거든요.

 

『문주란 꽃이 필 때』는 어쩌면 슬픈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슬픔 가운데 사랑과 행복을 찾는 흐뭇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문주란 향을 맡아본 적이 있나요? 향이 정말 좋답니다. 문주란 향기처럼 승기와 할머니의 사랑이 사방으로 퍼져나가 가정 가정에서 새로운 사랑으로 피어나면 좋겠네요.

 

제주도 토끼섬의 문주란에 얽힌 승기의 사연과 할머니와의 사랑 이야기. 이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사랑과 함께,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 토끼섬에 또 하나의 아름다운 스토리가 덧입혀지네요.

 

벌써 몇 년 동안 해마다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곤 했답니다. 하도리 바닷가에 갔을 때, 문주란이 유독 많다는 생각은 했지만, 토끼섬에 대해서는 몰랐네요. 다음번에 제주도를 간다면, 승기와 할머니의 사랑을 떠올리며, 토끼섬을 둘러보면 좋겠단 생각이네요.

 

이야기 뒤편에는 제주도에 대한 설명들도 있답니다. 재미난 사투리도 있으니, 한번쯤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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