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교황 파파 프란치스코
한상봉 지음 / 다섯수레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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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방한하셨던 교황 프란치스코에 대한 관심은 대단히 높다. 물론, 프란치스코 교황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물론 많지만 말이다. 아무튼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여러 가지겠다. 무엇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기독교 역사상 처음으로(자의적 사임, 그렇지 않은 경우까지는 2번째) 교황직을 사임하고 선출되었다는 이유가 한 몫 했을 것이다.

 

게다가 선출된 인물이 비유럽권으로는 최초의 교황이라는 점. 아메리카 대륙 출신 최초의 교황이라는 점도 화제집중의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이러한 요소들은 시대적 요청에 의한 것일 수 있다. 가톨릭 인구의 대다수는 아메리카 대륙에 있기 때문에 어쩌면 아메리카 대륙의 교황이 선출된 것은 시대적 부응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탈리아 이민자 2세이기에 어쩌면 가장 많은 교황을 배출한 나라 이탈리아 출신이라는 딱지가 붙을 수도 있다.

 

사실, 이러한 요소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인기에 일조함이 없지 않겠지만, 그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은 그의 관심이 어디에 있느냐 하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서, 『행동하는 교황 파파 프란치스코』는 철저하게 이 부분에 대해 접근하고 있다. 본서는 사실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적이라기보다는 신학적 서적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재와 같은 신학적 사고를 갖게 된 배경, 그가 교황이 되기 이전에 교회의 신학작업에 끼친 영향, 그리고 그에게 그러한 신학적 영향을 끼친 신학사조와 교회의 작업들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저자가 생각하는 교회의 모습, 교회의 역할, 교회의 목적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발견하고 찾아가는 작업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어쩌면 그렇다면, 프란치스코 교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저자가 추구하는 방향, 그 부분의 모습만이 보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자의 관점은 건강하고 옳다. 물론, 교황의 외적 영성부분이 아닌 내적 영성부분에 대해서는 소홀하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을 통해,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그 내용은 대단히 건강하다.

 

교회(가톨릭, 개신교, 동방교회 등 모든 기독교 교회)는 결코 닫혀 있어서는 안 된다. 닫혀 있는 교회를 ‘자기 참조적인 교회’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런 교회는 복음 전파보다는 교회 보존에 열을 올리는 폐쇄적인 교회로 건강한 교회라 말할 수 없다. 아니, 복음 전파 역시 교회 보존의 수단으로 삼는 교회가 있는데, 이를 저자는 ‘영적 세속성’의 늪에 빠진 교회라고 말한다. ‘영적 세속성’이란 신앙심의 외양 뒤에, 교회에 대한 사랑의 겉모습 뒤에 숨어서 주님의 영광이 아니라 인간적인 영광과 개인의 안녕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대다수 교회 인사들의 열정은 바로 이 ‘영적 세속성’에서 출발한다.

 

교회는 이익 창출의 집단이 아니다. 교회는 성공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 역시 아니다. 교회를 위한 교회는 옳지 않다. 교회는 하나님을 위하여야 하며, 세상을 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세상을 위한 교회가 되기 위해, 우리는 문을 닫고 안에 평안히 거할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나가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 방향성을 변두리로 본다. 세상의 모든 존재적 변두리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변방이 교회가 갈 곳이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그랬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에서 활동하지 않으셨다. 당시 변방 갈릴리에서 활동하셨다.

 

그리고 교회는 약자들의 눈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더 이상 무관심한 채 끼리끼리 모여 거짓 평안을 위안삼아서는 안 된다. 주님은 약자들의 눈물, 아픔을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보셨다. 이제 교회 역시 이런 연민의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

 

교황을 통해, 가톨릭이 옳은 방향으로 변혁되어지고, 이 건강한 물결에 개신교 역시 건강한 자극을 받게 되길 바란다. 사실, 중세 시대 가톨릭이 타락하여 종교개혁자들을 통해 교회가 새롭게 시작될 때, 가톨릭교회 내부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에 영향을 받아 교회를 새롭게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것이 바로 예수회의 출발이다(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 출신 최초 교황이다). 그렇다면, 이제 개신교 역시 누구의 영향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회가 새로워짐이 중요함을 깨닫고 함께 새로워지는 축복이 있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누가복음이 말하는 예수님의 공생애 시작에 처음 선포하신 말씀을 살펴봄으로 서평을 마친다.

 

선지자 이사야의 글을 드리거늘 책을 펴서 이렇게 기록된 데를 찾으시니 곧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누가복음 4: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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